[팩트체크]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도 매장 가능성 직접 발표했다...?

박성훈 기자 2024. 6. 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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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을 드리자면 그렇게 이례적인 일은 아닙니다.

사실 정부가 특정 지역에서 석유나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잠재력을 발견을 하게 되면 정부가 발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어떤 공기업이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관이나 대통령이 발표를 하는 경우도 굉장히 흔합니다.

최근의 예시를 하나 들어드리면 오바마 대통령도 서부 이스트코스트(east coast in the west) 쪽에서 탐사와 관련된 발표를 직접 한 바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극지방 탐사와 관련된 발표를 직접 한 바 있고 부시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 〈사진=연합뉴스〉
동해 심해 석유ㆍ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입니다.

“다른 나라도 시추 성공이 아닌 매장 가능성만 가지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경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브리핑 후 '사업성 확인도 전에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건 성급했다', '장밋빛 전망을 공개한 건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아브레우 고문이 미국 사례를 들어 반박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아브레우 고문의 설명처럼 미 대통령들도 매장 잠재력이 발견되면 직접 발표했을까요? 사실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석유 가스 탐사 관련 직접 발표?


2010년 3월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너지 안보 정책을 발표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사진=미 CBS뉴스 캡처〉

2009~2016년까지 오바마 행정부 미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서부 동부해안', '석유와 가스', '매장량 탐사'로 교차 검색했을 때 312개의 문건이 확인됩니다.

이중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석유 가스 탐사 관련을 언급한 주요 연설은 두 차례였습니다.

2010년 3월 31일 미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켄 살라자 내무부 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향후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정책 방향에 대해 브리핑했습니다.

발표의 핵심은 두가지.

미국은 환경 보호를 위해 청정 에너지, 재생산 에너지 개발에 집중 투자할 것이며 그럼에도 해외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해 해상의 석유와 가스 탐사도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2%도 안 되는 양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 세계 석유의 20% 이상을 소비하고 있어 시추 허용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석유·가스 매장량 조사 공개나 개발 계획 발표가 아닌 해양 시추 허가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자리였던 겁니다.
2010년 3월 31일 뉴욕타임스 “오바마, 해상 석유 시추 첫 허용” 보도. 〈사진=뉴욕타임스 캡처〉

대통령 발표에 대해 이날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해상 석유 시추 첫 허용”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환경 문제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해양 시추 작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돼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허용하고 확대하는 정책으로 돌아섰다는 것 자체가 이슈였습니다.

2020년 4월 1일 로이터통신 “오바마, 기후 정책을 위해 해상 시추 개방” 보도. 〈사진=로이터통신 캡처〉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기후 정책을 위해 해상 시추 개방”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당시 온실가스 배출 제한 법안을 통과시키려던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협조를 받기 위해 시추를 허용해 준 것으로 분석한 겁니다.

2011년 5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한번 미국 동·서부 해안의 석유·가스 탐사를 언급했는데 이는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임대 자원 평가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이었습니다.

자원량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시추 기업이 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이후 구체적인 추정 자원량 공개는 2014년 미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의 발표에 등장합니다.

석유 가스 개발을 위해 2100만 에이커(약 85000㎢)의 해상에 대한 임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통해 1억 1600만~2억 배럴의 석유와 5380~9380억 입방피트 가스의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는 추정치를 제시했습니다.

미 해양에너지관리국은 미국 해안의 매장 추정량과 탐사,시추 현황, 정유 회사의 개발 임대 계약 내용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극지방 탐사 관련 언급?


2017년 4월 알래스카 지방의 석유 시추 허용하는 행정 서명에 대해 브리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트럼프 백악관 아카이브〉

아브레우 고문은 극지방 탐사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확인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4월 28일 관련 발언을 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다만 맥락이 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양 에너지 정책 관련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알래스카 지역과 근해의 석유·가스 탐사와 시추를 허용한다는 겁니다.

이전까지 이곳은 국립 야생 동물 보호구역(ANWRㆍ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 in Alaska)으로 지정돼 자원 탐사 자체가 제한돼 왔습니다.

그런데 집권 3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은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해양 에너지 탐사를 개시하겠습니다. 이전 행정부가 막은 극지방에 대한 임대 금지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년 여 뒤 2020년 8월 데이비드 베른하트 미 내무부장관은 “검토를 마치고 시추가 가능한 알래스카 지역 임대를 시작한다.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공식화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수십억 배럴의 석유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미국에 남아 있는 가장 넓은 야생 지역에 대한 60년 간의 보호 조치를 뒤집는 조치“라며 비판했습니다.

아브레우 ”핵심은 석유 탐사 촉진이 일반적이라는 것“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회견 도중 물을 마시는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사진=연합뉴스〉

JTBC 팩트체크팀은 아브레우 고문에게 취재 내용을 전달하고 입장을 물었습니다.

그는 취재진에 “정부는 물론, 대통령이 석유 탐사를 촉진하려는 게 일반적이란 점을 말하려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언급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에너지 전문 매체 오프쇼어(Offshore)가 2009년 10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인터뷰한 기사를 보내 왔는데, 해당 기사에는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 해안의 석유·가스 시추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료조사 및 취재 지원 리서처 : 이채리 박지은]

* 자료 출처
오바마백악관아카이브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
트럼프백악관아카이브 https://trumpwhitehouse.archives.gov/
미국 내무부 https://www.doi.gov/
미국 해양에너지관리국 https://www.boem.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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