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전력화 서두르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올해 1월 18일 일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최대 400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540억엔, 우리 돈 2조3000억원을 들여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토마호크미사일을 도입한다는 건데요.
애초에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토마호크 최신 모델인 블록5 400기를 구입하려 하다가 그 중 절반인 200기를 구형 모델은 블록4로 변경하고 도입 시기를 1년 앞당긴 겁니다.
이날 발표에서 기하라 방위상은 “토마호크는 일본의 스탠드오프 방위능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일본이 더 좋은 새 제품을 두고 굳이 1년 앞당겨서 도입하려하는 이 무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우리에게 걸프전에서 전쟁의 시작을 알렸던 미사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1991년 1월 17일. 미 해군 구축함 USS 폴 F. 포스터에서 첫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한 뒤 걸프전 내내 잠수함에서 12발, 수상함에서 276발 등 모두 288발의 토마호크를 발사하며 현대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2011년 리비아 공습에서는 개전 첫날 124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순항미사일은 냉전 초기에는 꼭 필요한가 싶은 의문이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약했습니다.
그런데 미온적인 미국의 태도를 바꾼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죠.
1967년 이집트 해군이 발사한 구소련제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이 이스라엘 해군의 에일라트 구축함을 격침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이 때까지 미국은 탄도미사일에 집중하거나 대형 폭격기와 항공모함 등의 전력으로 소련을 압도하는 전략을 구사했죠.
하지만 소련은 달랐습니다. 미국 항공모함에 대응할 적합한 무기체계로 순항미사일을 주목했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1967년에 발생한 이른바 스틱스 쇼크로 미국도 순항미사일에 다시 주목하게 됩니다.
때마침 미국과 소련은 전략무기제한협정(SALTⅠ)을 진행시키면서 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를 축소하는 협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대체할 핵투발 수단이 필요했죠.
그래서 개발한 것이 하푼 미사일입니다. 1970년 미 해군 참모총장으로 임명된 엘모 줌월트 제독의 지시로 개발된 하푼 미사일은 1972년 10월 17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1977년부터 생산해 미 해군 함대의 주요 무장으로 자리 잡습니다.
능동레이더 종말 유도방식으로 124㎞까지 날아가 적의 함정 등을 격침시킬 수 있는 미사일이었죠.
미 해군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갑니다.
그렇게 1983년 탄생한 미사일이 바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입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1972년 하픈 미사일의 공중발사 버전과 같은 시기에 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1976년 ‘지형대응유도방식(TERCOM: Terrain Contour Matching)’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해 1978년 2월 잠수함에서 시험발사를 하고 1980년 3월 함정에서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블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토마호크 미사일은 GPS와 관성항법장치, 지형대응유도방식,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방식(DSMAC: Digital Scene Matching Area Corellator) 등의 유도방식을 사용합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바로 1976년 개발된 지형대응유도방식과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방식에 있습니다.
비행하는 지역의 고도를 측정해 미리 입력된 경로의 디지털 고도 정보와 비교하면서 비행하는 방식인데 이 때문에 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어 적의 레이더에 발견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목표물을 정확하게 명중시키는 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토마호크는 탄두의 종류나 목적에 따라 여러가지 유형으로 개량됐습니다.
초기에 배치됐다가 2010년대 초반에 퇴역한 BGM-109A 형은 W80이라는 200㏏급의 핵탄두를 최대 2500㎞까지 날아가 터뜨릴 수 있었죠.
BGM-109B는 1000파운드급 고폭탄을 장착해 460㎞ 안의 함정을 공격하는 용도로, BGM-109C는 지상공격용으로 1250㎞ 안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얘기 한 3가지 개량형은 현재 퇴역한 상태입니다.
본격적인 개량은 BGM-109C 버전을 기준으로 블록2와 블록3가 탄생하면서부터입니다.
항공기와 무인항공기, 위성, 보병, 전차, 함정 등 여러 무기체계에서 획득한 표적정보를 획득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여러 센서를 장착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즉 네트워크 중심전의 핵심전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겁니다.
1993년 도입한 토마호크 블록3의 경우 도착 시간 제어 기능과 전파방해 방지, GPS의 정확도 향상 기능이 추가됐고 탄두는 1000 파운드급에서 750 파운드급으로 조금 줄이면서 엔진을 개선해 사거리를 1600㎞까지 늘렸습니다.
2006년 도입된 블록4에 와서는 유도와 통제 방식을 보다 고도화했습니다.
우선 외형부터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공기흡입구가 내장형으로, 꼬리날개가 4개에서 3개로 바뀌었습니다.
비행중인 미사일을 미리 설정한 15개의 다른 표적으로 변경할 수 있고 새로운 표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타격 컨트롤러를 추가했습니다.
이 기능 덕분에 전장 상공에서 먹잇감을 노리는 독수리처럼 배회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더 중요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양방향 위성 데이터링크를 통해 미사일의 상태와 표적의 피해 정도를 통제하는 군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파방해방지 GPS 수신기도 장착됐고 탄두의 관통능력도 첨가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기능을 추가하고도 가격은 낮아지고 사거리는 블록3보다 길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2021년 도입된 토마호크 블록5는 블록4에 항법과 비행 중 표적화 기능을 개선했고 해상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도 추가했죠.
또 다른 장비로부터 실시간으로 표적 정보를 전송받아 움직이는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프로파일럿 구독자분들이시라면 이쯤되면 여러 가지가 떠오르실겁니다.
그렇죠. 토마호크 블록4는 순항미사일이라기보다는 대용량 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자폭형 무인기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블록5는 유무인복합체계 즉 MUM-T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인기라도 봐도 될 정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과 이스라엘의 시리아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촉발된 이란의 드론 공격 등에서 우리는 수많은 드론과 무인기의 활약을 봤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여러 무기체계, 상부공격에 취약한 전차나 헬기, 또 비싼 순항미사일은 바로 전장에서 없어질 것처럼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토마호크 미사일의 개량을 보니 이미 더 크고 강한 무기를 가진 쪽이 드론을 활용한 전쟁에서도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참. 일본은 이렇게 토마호크 미사일을 400기나 들여놓으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뭐 하고 있냐고요?
아이 참! 우리나라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현무-3가 있습니다. 토마호크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유도방식과 탄두중량, 사거리 즉 모든 면에서 절대 밀리지 않죠.
토마호크의 개량처럼 우리 현무 미사일을 개량한다면 다음 개량은 어떤 기능을 추가하는게 좋을까요? 여러분의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동영상은 11일 화요일에 업로드 됩니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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