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의 새로운 활용, ‘푸드 업사이클링’
최근 온난화를 동반하는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환경을 보전하는 방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있는데, 바로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는 개념이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다. 버려지는 폐기물을 가치 상향식 재활용을 통해 기존보다 더 좋은 품질, 더 높은 수준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업사이클링의 핵심이 있다. 리사이클링은 불용품이나 폐기물을 재생해 이용하는 것이지만 업사이클링은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 활용’을 뜻한다.
업사이클링 가운데에서도 식품 제조·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등외품 등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ʻ푸드 업사이클링(식품 새 활용)ʼ이라고 한다.
푸드 업사이클링이 주목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품 가치가 떨어져 폐기되는 식품이나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남거나 버려지는 부산물 등을 포함한 음식물 쓰레기양이 전 세계 음식 생산량의 3분의 1인 13억t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푸드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천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됐으며, 업사이클 식품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업사이클 식품의 원재료로는 맥주를 만들고 나온 보리 부산물이나 각종 곡물, 과일, 채소 및 생선 껍질 등이 있다.
국내에는 맥주, 식혜 부산물로 만든 에너지바와 병아리콩 껍질을 활용한 스낵과 같은 예가 있다. 국외에는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쿠키 반죽, 닭고기와 맥주 및 채소 부산물로 만든 고단백 스낵 등이 있다. 단백질 파우더, 건강주스, 건조 과자 등도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 세계 푸드 업사이클링 산업의 규모는 2022년 기준 530억달러(약 68조원)로 연 평균 4.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32년에는 833억달러(약 10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사이클 식품 제조에는 식품의 부산물이나 상품의 가치가 낮은 농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원료를 처리하는 새로운 공정이나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는 업체에서 부산물에 함유된 성분을 추출, 농축, 발효, 건조 등의 기술로 처리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신제품 적합성 및 안전성 평가는 부족하다. 향후 식품시장에서 업사이클 식품이 일반 식품의 대체재로 등장해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와 안전성이 확보돼야만 한다.
최근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MZ세대의 등장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대기업들은 업사이클 식품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새 활용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업사이클 식품의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 소비자는 자원순환을 위해 폐기물 감축을 실천하는 주체이면서 업사이클 식품시장이 조성되도록 하는 주체이다. 따라서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자원순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위한 정책적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장미 한국식품연구원 식품표준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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