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AG 이어 올림픽도…송세라 "女 펜싱 새 역사 써봐야죠"[인터뷰]
"꾸준함이 무기…도쿄 때보다 노련해진 모습 보여드려야"
(진천=뉴스1) 권혁준 기자 =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우승. 최근 2년간 눈에 띄는 기량 향상으로 주목받는 여자 펜싱 에페의 송세라(31·부산시청)가 올림픽에서도 '새 역사'를 쓰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송세라는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여자 에페는, 강영미-최인정-송세라-이혜인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해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
3년 새 송세라의 위치는 바뀌었다. 최인정이 담당한 단체전 마지막 순번의 자리를 맡으면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최근 진천 선수촌에서 뉴스1과 만난 송세라는 "도쿄 올림픽 이후로 (최)인정 언니와 순서가 바뀌면서 마지막 주자를 하고 있다"면서 "위치가 바뀐 만큼 스스로 책임감이 커졌다. 도쿄 때는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했다.
송세라는 20대 후반에 들어 기량이 만개한 케이스다. 국가대표엔 꾸준히 발탁됐지만 좀처럼 랭킹을 올리지 못했고, 만 28세에야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을 계기로, 송세라의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 이듬해 열린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이 나온 것은 2002년 현희 이후 무려 20년 만의 일이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송세라는 빛났다. 마지막 주자로 활약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고, 개인전에서는 결승전에서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 은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이었다.
2년 새 성장한 기량과 함께 연거푸 '역사'도 만들어낸 셈이다.
송세라는 '꾸준함'을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꼽는다.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상위랭킹으로 올라오기까지 8~9년이 걸렸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훈련한 것이 이 자리에 있게 한 힘"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훈련'이었다.
송세라는 "실패는 성공을 위해 당연하게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안 될 때 훈련에 매진하면 그다음 경기에선 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슬럼프도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더라"고 했다.
송세라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3년 전 은메달을 수확했던 그 멤버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것이 첫 번째 목표지만, 개인전에서도 욕심을 내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도쿄 올림픽 때는 세계랭킹이 낮았기 때문에 16강에서 랭킹 1위를 만나 허무하게 떨어졌다"면서 "이번엔 높은 순위(3위)로 나가는 만큼, 좀 더 노련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만일 송세라가 금메달을 따면 또 다른 역사가 된다. 현재까지 여자 펜싱에서 금메달이 나온 것은 2012년 런던 대회의 김지연(사브르)이 유일했다. 여자 에페에선 개인전 메달이 나온 사례도 없다.
송세라는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모두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보고 싶다.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 선수들의 전력 분석과 작은 신장(164㎝) 등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송세라는 굴하지 않는다.
그는 "신장이 작아도, 민첩하고 정교하게 플레이하면 오히려 상대가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면서 "전력 노출 역시 이미 대비하고 있는 부분이다. 전술과 전략적인 측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강영미와 최인정 등 경험 많은 동료들 또한 송세라에겐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는 "1살 언니인 사브르의 윤지수 선수는 대표팀 최고참인데, 나는 언니들이 2명이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면서 "언니들이 멘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의지가 된다"며 웃어 보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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