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뚝심으로 일궜다… 성장 동력 된 삼성SDI·SK하이닉스
[편집자주] 삼성과 SK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처졌고 SK온은 흑자 전환이 요원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적 쇄신 등의 카드를 꺼내 들며 대응에 나섰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과 SK의 현황을 점검하고 총수들의 사업 전략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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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은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은 데다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한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축소하고 비용 절감에 나섰으나 이건희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했다.
삼성SDI는 여러 배터리 기술 중에서도 성능이 뛰어난 리튬이온배터리에 주목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결과 1998년 당시로써는 최고 용량인 1650밀리암페어시(mAh) 원통형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사업 가능성을 확신했다. 1년 뒤엔 180mAh 배터리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1999년 삼성전관은 천안공장을 착공하고 삼성SDI라는 새로운 사명을 공표했다. 이듬해 2000mAh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며 일본이 독식(전 세계 시장 점유율 94%)하고 있던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 한국 깃발을 꽂았다.
2003년엔 전지 제2동 기공식을 하고 6개 신규라인을 증설해 생산 규모를 2배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량은 월 720만개에서 1570만개로 늘었고 산요와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오르는 역사를 썼다.
이건희 회장의 선제 투자에 힘입어 삼성SDI는 2005년 배터리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2010년 말에는 소형 2차전지 사업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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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경반도체 출범과 동시에 2차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와 지원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1980년 정부가 대기업집단의 주력기업 전문화 정책을 단행함에 따라 계열기업 정리대상 업체로 선정되면서 선경반도체는 사실상 경영이 중단됐다.
최종현 선대회장의 못다 이룬 꿈이 그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 대에서 마침내 이뤄졌다. 2011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3차 공고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당시 반도체 산업은 큰 불황을 지나고 있었다. D램 가격은 사상 최저치에 육박했으며 2011년 3분기 하이닉스반도체의 분기 영업적자는 각각 2909억원에 달했다. 결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도체 사업은 한다"며 과감하게 인수 결정을 내렸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출범한 이후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도전과 혁신을 거듭했고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성장했다. SK는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수십 조 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M14, 2018년 M15, 2021년 M16을 준공했다. M16에는 EUV 공정을 처음으로 도입해 최첨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세대 D램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현재는 용인에 120조원을 들여 4개의 반도체 팹(FAB)을 건설하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찾아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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