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업무 효율 높이자”… 사무실로 돌아온 IT기업 직원들

이경탁 기자 2024. 6.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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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아마존·구글·애플, 사무실 복귀 정책 강화
美 기업 90%, 올해 말까지 재택근무 완전 폐지
카카오, 정신아 대표 취임 후 ‘오피스 퍼스트’ 지시
일러스트=챗GPT 달리3

코로나19 기간 높은 연봉과 재택근무 장려로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IT 기업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현재 대다수 IT 기업이 ‘업무 효율’을 이유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빅테크 MAGA, 사무실 복귀 정책 강화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코로나19 기간 ‘나스닥 1만 시대’를 연 일명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는 최근 사무실 복귀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면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 필수 현장 근무자를 제외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의무화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재택근무를 완전히 없애지는 않았지만, 근무 시간의 최대 50%는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MS가 일정 시간을 재택근무로 유지하는 것은 비대면 업무 솔루션 ‘팀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영향입니다. 하지만 재택근무 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상사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고 파트타임 근무로 전환해야 합니다.

한 때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권장하던 아마존도 2022년 5월부터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3회 이상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한 뒤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란 게 아마존의 설명입니다.

구글은 지난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무실 복귀를 시작, 지난해부터는 대부분의 직원이 주 3회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애플도 2022년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작해 초기에는 주 1회 출근, 이후 주 3회 출근(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경고하는 방식으로 출근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 시대를 열었던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줌도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줌은 “회사 근처에 사는 직원들이 주 2회 출근해 동료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구인 사이트 ‘레쥬메빌더’(Resumebuilder)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90%가 올해 말까지 재택근무를 완전 중단할 계획입니다. 24%는 사무실 복귀를 거부하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했습니다.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해 9월 20일부터 10월 2일 사이 실시한 가구 현황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 중 원격으로 일하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가구는 26% 미만이었는데, 지난 2021년 초(37%)에 비하면 10%포인트(P)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 카카오, 올해부터 사실상 재택근무 없애

국내 IT 기업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2022년 3월부터 오피스 출근을 우선시하는 ‘오피스 퍼스트’ 정책으로 전환했지만 부서별 근무 여건에 따라 주 1~2회씩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정신아 대표 취임 후 재택근무를 하던 부서에도 ‘오피스 퍼스트’ 정책을 기본으로 사무실로 돌아오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쿠팡도 업무 특성에 따라 개발 조직은 재택근무를 허용하지만 현재 대면 출근이 원칙입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1년 만에 폐지하고 주 1~2회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일할 때 더 높은 생산성과 효율적인 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원격 근무 시 신속한 피드백과 정보 전달에 어려움이 있고, 신입 직원이나 경험이 적은 직원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직원들이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네이버 제1 사옥인 그린팩토리가 리모델링 중인 특수한 상황이었던 만큼 결국 내년에는 재택근무 체제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여러 연구를 보면 온라인이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하지 못하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많다”며 “IT 기업의 경우 당장 100% 출근제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아도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혼합형 근무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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