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매·전셋값 하락에 ‘악성 미분양’까지... “당분간 침체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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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구 아파트 시장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수성구 범물동 주민 이모(56)씨는 "뉴스에도 미분양으로 계속 나오지만 아직까지 대구에는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 현장이 너무 많다"면서 "시장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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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로라도 털어야 회복되지 않겠나”
“지역 경제 침체로 구매력도 저하”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구 아파트 시장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시에 떨어지고,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설상가상 지역 경제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대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8% 하락했다. 지난 3월 첫째 주에 이어 13주 만에 세종시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낸 것이다. 대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11월 셋째 주(-0.01%)부터 시작돼 29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하락 폭도 2주 연속 확대됐다. 전셋값도 0.09% 떨어져 34주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쓴 대구이지만 실제로 미분양 주택은 줄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4월 기준 미분양 공동주택은 9667가구로 3월(9814가구)보다 1.49% 감소했다.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2월 1만3987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1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7개월 연속 늘고 있다. 4월 기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510가구로 전달(1181가구)보다 27.85%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9월(714가구)까지 줄었다가 10월 903가구로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계속 늘고 있다.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성구 수성4가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대구에는 미분양을 넘어 공매로 아파트가 팔리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그래도 이렇게나마 미분양을 털어야 거래가 이뤄지고 추후 시장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수성구 범물동 주민 이모(56)씨는 “뉴스에도 미분양으로 계속 나오지만 아직까지 대구에는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 현장이 너무 많다”면서 “시장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다만 신혼부부 등 주거 안정이 필요한 이들은 빈집이 많은 상황이 반갑기도 하다고 했다. 달서구 평리동 주민 박모(33)씨는 “솔직히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 입장에선 대구의 현재 부동산 상황이 유리한 면도 있다”면서 “주변 신혼부부들 대부분이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살림을 시작하니 안정감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대구 시장에는 아파트 거래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분기 대구에서 이뤄진 주택 거래 10건 중 9건은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에서 거래된 주택 9264가구 가운데 아파트가 8371가구에 이르며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거래비중이 75.8%로 집계된 것보다 훨씬 비중이 높다.
이 같은 대구의 부동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구는 미분양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데다 지역 경제가 침체돼있어 주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까지 안고 있다”면서 “당분간 부동산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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