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에게 차인 男, 술을 진탕 마시더라…당신 말고 초파리의 세계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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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글을 쓰기로 정평난 영국의 언론인 출신 작가 마크 포사이스는 콜린스 영어사전의 편집자로 서문을 쓴 남자다.
그럼에도 술에 취할 기회를 찾는 동물들이 있다.
쥐들에게 무한정의 알코올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더니 처음에는 미친 듯 술에 달려들지만 그 이후엔 시들해진다.
술은 그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서로 반목하게 했으며, 실수로 본심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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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해 실수하면 약점 잡아
고대부터 중세·현대까지
술꾼의 역사 재미있게 펼쳐
이 책에 따르면 태초에도 술꾼이 있었다. 과일을 썩도록 내버려두면 자연적으로 발효되어 당과 알코올을 만든다. 초파리는 이런 과일을 귀신같이 찾아내 게걸스레 먹는다. 운전을 하지 않기에 취한 줄 알아낼 방법은 없지만 흥미롭게도 암컷에 차인 수컷들은 알코올 섭취량을 진탕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연 상태에서 알코올은 파티를 벌일 만큼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술에 취할 기회를 찾는 동물들이 있다. 파나마 앞바다의 한 섬에는 고함원숭이가 산다. 이 녀석들은 아스트로카리움 야자나무 열매로 축제를 즐긴다. 알코올 함량이 4.5도나 되는 이 야자를 먹은 원숭이들은 활력을 주체 못해 시끄럽게 굴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다치기도 한다. 이들이 먹는 속도는 인간으로 환산하자면 30분에 와인 두 병을 마시는 꼴이다.
동물의 알코올 섭취 연구는 흥미로운 사회적 교훈을 준다. 쥐들에게 무한정의 알코올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더니 처음에는 미친 듯 술에 달려들지만 그 이후엔 시들해진다. 대부분 하루에 두 잔 정도로 만족한다. 무리를 지배하는 우두머리 쥐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가장 많이 먹는 개체군은 신분이 가장 낮은 수컷이다. 걱정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오직 만취만을 위해 매년 모두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는 만취 축제를 벌였다. 아테네 사람들은 술에 잡아먹혀 이성을 잃지 않도록 계획적으로 술을 마시는 심포지엄을 열었으니, 언제나 해롱거리고 싶은 술꾼들에게는 재앙이었을 것이다. 한편 중세 바이킹들은 원샷으로 용기를 시험했으며 술과 만취는 그들의 사회 그 자체였다
통치자에게도 술은 중요했다. 러시아의 권력자들은 국민이 술을 마시지 않을까 끔찍하게 걱정했다. 이반뇌제는 러시아 모든 술집을 국영화해 국가 수입을 보드카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독재자 스탈린은 공포와 더불어 과음으로 소비에트 공화국을 통치했다. 고위 간부들은 매일 밤 스탈린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받아 인사불성으로 술을 마셔야 했다. 술은 그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서로 반목하게 했으며, 실수로 본심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스탈린이 축출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술을 거부한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을 잃었다. 니콜라이 로마노프가 그랬고,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그랬다.
무엇보다 인류에게 술은 가난한 사람의 위안이자 가난의 원인이며, 도피의 수단이자 강력한 해방의 상징이었다. 축제이며, 의식이었고, 결단이나 계약의 행위이기도 했던 음주 문화의 이모저모를 읽다보면, 취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행위가 아님을 알게 된다. 마지막에 다다르면 저자의 결론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술을 마실 때 절대 지겨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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