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전셋값도 '高高'…매매가 끌어올릴까

울산 등지선 수요 증가 속 전셋값 고공행진
일부 단지 매맷값 '꿈틀'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셋값 상승에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울산 '라엘에스'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2.9로 전월 대비 0.38%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전세가율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한 울산은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을 끌어올린 탓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조사한 울산 전세 매물은 연초 2605건에서 7일 1819건으로 30.2% 줄어 전국에서 가장 전세 매물 감소폭이 컸다.

매물이 줄었지만 전세사기 등 여파로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지난달 울산 전세수급지수는 127.13으로 전국 평균(116.15)을 뛰어넘었다. 전세수급지수는 KB부동산이 공인중개사무소에 설문으로 시장동향에 대한 문의 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로 100을 초과하면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서 조사한 4월 울산 전세가격지수 또한 89.2를 기록하며 전월(89.1) 대비 0.1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개별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울산 남구 '문수로2차 아이파크' 전용면적 84㎡의 전세가격은 1년 만에 약 70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힐스테이트 수암1단지' 전용면적 84㎡도 같은 기간 2000만원 올랐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세가 상승하면서 매맷값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수준까지 전세가 오르면 매매로 일부 수요가 이동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울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4456건으로 같은 기간 기준 2022년(3692건)과 지난해(3445건)보다 거래량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울산 전세가가 오르면서 매수세로 돌아선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더해 분양가 추가 상승 전망이 이어지면서 입지가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을 선택한 수요자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라엘에스'의 경우 지난달 1·2순위 청약 결과 698가구 모집에 538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7.7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8억2380만~8억8799만원 수준에 책정돼 직전 분양한 단지 대비 저렴하게 시장에 나왔고 울산 산업단지와 인접한 점이 청약 흥행 요소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는 "울산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입지가 증명된 지역의 대단지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은 만큼 입지가 좋은 단지 중심으로 가격 회복이 빠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