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장에 '고공행진' 코스맥스, 임직원 육아 지원은 소홀?

우지수 2024. 6.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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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 선정
개별 어린이집과 계약해 위탁 보육료 지원…'61명 중 4명'

코스맥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 올랐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코스맥스 본사 /코스맥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가 2년 연속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아 정부 지적을 받았다. 저출생 영향으로 직원 보육 지원책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코스맥스는 보육대상 아동 61명 중 4명의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내외 인디 브랜드 화장품 인기로 영업 성적이 우상향하는 코스맥스가 양육 지원 정책 등 직원 복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년 기준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 따르면 설치 의무가 있는 1639개 사업장 중 6.9%(113곳)가 직장 내 어린이집을 미설치하고 지역 개별 어린이집 위탁 보육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기준 근로자 수(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를 넘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라면 직장 내 직원 자녀가 통원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운영비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어린이집을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개별 어린이집과 계약을 맺고 위탁보육 비용을 지원할 수도 있다.

올해 미이행 사업장으로 집계된 113개 기업 중 어린이집 설치 의무 대상이 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시설 설치 중, 보육 지원이 필요한 직원 수가 적다고 인정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총 25개 기업이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 중에서도 코스맥스 등 8개 회사는 이 명단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설치 의무를 따르지 않은 기업은 연간 최대 2억원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사업장이 어린이집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 최대 6억원, 보육교사 인건비 1인당 최대 월 60만원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2월 23일 광주광역시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어린이집 일대에서 화재에 따른 안전사고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올해 1분기 기준 직원 수는 여성 637명, 남성 665명이다. 여성·전체 근로자 모두 정부 사내 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웃돌고 있다.

직장 내 어린이집 미설치 기업으로 공시된 지난해 5월 당시 코스맥스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어린이집 설치 공간이 마땅치 않다. 외부 다른 공간을 찾거나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현재 임직원의 보육 대상 자녀 61명 중 4명의 보육 비용만을 지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일 <더팩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스맥스는 지난 3월 기준 회사 소재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의 어린이집 4곳과 위탁계약을 갱신했고, 현재 4명 아동이 기준보육료 50%를 지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의 보육 지원 수요가 적었고, 이를 정부 측에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위탁 보육계약을 점차 확대하면서 직장 내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조사 이후 코스맥스 측에서 소명 신청했지만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인정되지 않았다"며 "어린이집 설치가 힘든 경우에는 근로자 자녀 비율 중 30%를 대상으로 위탁 보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코스맥스는 이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소명 당시 코스맥스의 보육대상 영유아 수는 총 61명"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해외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코스맥스의 영업 실적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4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88% 상승했다. 매출액 경우 같은 기간 31% 늘어난 526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는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매출액 1조7775억원, 영업이익 115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는 국내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임직원을 위해 만드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회사 내 어린이집은 일하는 부모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양육 환경이 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기업과 정부에서 지원해야 출산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공간 등 제약으로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양육비 지원 등 관련 정책을 꾸준히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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