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5→9-8' 연이틀 박빙 승부! 하지만 두산이 웃었다 '위닝 확정'…'6실점' 알드레드 혼쭐, KIA 3위 추락 위기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이틀 연속 KIA 타이거즈와 접전 승부 끝에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제대로 뒤집었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서 9-7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으나, 2위 KIA와 경기 차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 선발 라인업
KIA :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 투수 캠 알드레드.
두산 : 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2루수)-조수행(중견수), 선발 투수 김유성.
전날(7일)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속에서 승리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김유성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기를 희망했다. 연장으로 인해 불펜의 소비가 너무나도 컸던 까닭이다. 사령탑은 "(김)유성이가 지난번(2일 LG전, 3⅔이닝 3실점) 조금 일찍 퇴근을 했으니, 오늘은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국민타자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KIA는 경기 초반부터 두산 마운드를 두들겼다. 1회 선두타자 박찬호가 두산 선발 김유성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더니, 후속타자 김도영이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이후 나성범의 1루수 방면 땅볼 때 두산 내야진의 실책이 발생하면서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최형우의 2루타로 마련된 2, 3루에서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우성이 한 점을 더 보탰다.
두산은 1회 1사 만루에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명신을 투입했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이후부터는 김명신이 집중타를 맞기 시작했다. KIA는 2회초 최원준을 시작으로 박찬호, 김도영이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간격을 벌렸고, 최형우가 다시 한번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스코어는 0-4. 그리고 3회초에는 한준수가 김명신의 초구 119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까지 폭발시켰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알드레드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7~80구는 던지게 할 뜻을 밝혔다. 꽃감독은 직접 불펜 투구를 보진 못했으나 "피칭을 할 때는 벤치에 있을 때와 느낌 자체가 다르더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던 두산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두산은 3회말 조수행의 볼넷과 도루로 마련된 1사 2루 찬스에서 헨리 라모스가 KIA의 '뉴페이스' 캠 알드레드를 상대로 적시타를 쳐내며 한 점을 쫓았다.
경기 초반을 잘 버티던 알드레드는 4회 두산의 화력에 넉다운이 됐다. 두산은 4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내며 물꼬를 틀더니, 김기연과 김재호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유찬과 조수행이 연속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고삐를 당겼다. KIA는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알드레드를 교체했다. 윌 크로우가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32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원)의 계약을 통해 영입한 알드레드의 데뷔전은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실망스러웠다.
알드레드가 무너진 가운데 KIA는 임기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분위기를 탄 두산은 내친김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두산은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라모스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4-5로 KIA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이후 허경민이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이어지는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으나, 1루 주자였던 조수행의 도루로 마련된 2, 3루에서 양의지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6-5로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가장 중요한 이닝이라고 볼 수 있는 5회초 수비를 실점 없이 마쳤고, 5회말 매우 귀중한 점수를 추가했다. 전날(7일) 멀티홈런을 터뜨렸던 양석환이 선두타자로 나서, KIA 임기영의 4구째 137km 직구를 감각적으로 퍼올렸고, 이는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16호 홈런. 하지만 KIA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KIA는 7회 최형우의 볼넷과 이우성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김선빈이 번트를 시도했다. 이때 타구가 1루수 뒤쪽으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안타로 이어졌고,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면서 다시 격차는 1점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틀 연속 마지막에 미소를 짓는 팀은 바로 두산이었다.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양의지가 KIA의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안타를 쳐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대타 정수빈이 1루수 땅볼, 양석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는데, 김기연과 김재호가 연달아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때 이유찬이 유격수 방면에 깊숙한 타구를 때려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내야 안타를 노렸다. 하지만 1루심의 판정은 아웃이었다.
이유찬은 펄쩍펄쩍 뛰며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오랜 판독 끝에 판정은 세이프로 번복됐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아웃을 줘도, 세이프를 줘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한 타이밍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KIA 선수들이 격분했다. 유격수 박찬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의문을 표했고, 장현식 또한 교체가 되는 과정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노골적으로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투수' 양현종이 정현식을 더그아웃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두산은 이유찬의 내야 안타로 귀중한 한 점을 뽑아냈고, 조수행이 천금같은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9-6으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8회 박정수(⅔이닝)-이교훈(⅓이닝)을 투입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대로 끝날 것만 같았던 경기는 9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추격의 투런홈런을 작렬시키며, 다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특급유망주' 김택연이 출격해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며 힘겹게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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