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결승타+김택연 진땀 SV' 투수 9명 총출동 두산, 극적 5연승…KIA 2연패[잠실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4. 6. 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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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무릎을 꿇고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면서 결승타를 장식했다. ⓒ 두산 베어스
▲ 결승타를 치고 2루에서 세리머니를 하는 두산 베어스 양의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3위 두산 베어스가 또 한번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이제 2위 KIA 타이거즈와 거리는 0.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두산은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 주말 시리즈 2번째 경기에서 9-8로 역전승했다. 선발투수 김유성의 부진으로 0-5로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 KIA 새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를 두들기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시즌 성적 37승27패2무를 기록했고, 2연패에 빠진 KIA는 시즌 성적 36승26패1무에 그쳤다.

두산은 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2루수)-조수행(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김유성이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캠 알드레드였다.

두산 선발투수 김유성은 ⅓이닝 21구 3피안타 2사사구 2실점에 그친 뒤 고개를 숙였다. 이후 김명신이 3⅔이닝을 끌어주긴 했으나 50구, 6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5회부터는 이영하(1이닝)-김강률(1⅓이닝)-이병헌(1이닝 1실점)-최지강(⅔이닝)-박정수(⅔이닝)-이교훈(⅔이닝 2실점)-김택연(⅔이닝)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KIA 새 외국인 투수 알드레드의 데뷔전으로 눈길을 끄는 경기였다. KIA는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알드레드는 계약 후 한국에 입국해 불펜 피칭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고, 이날 데뷔전에 나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우리는 지금 알드레드가 와서 투구 수 100개를 채워주고, 로테이션을 계속 돌아주는 게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하다. 초반에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해서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중간 투수들이 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가능한 긴 이닝을 버텨 주길 기대했다.

알드레드는 처음부터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3이닝 78구 6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6실점에 그치면서 데뷔전에 패전 투수가 됐다. 좌완인 알드레드는 커브(29개)를 가장 많이 활용하면서 직구(21개), 싱커(19개), 체인지업(9개)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 평균 구속은 145㎞를 기록했다. 싱커의 최고 구속 역시 148㎞였다.

▲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김유성 ⓒ 두산 베어스
▲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 ⓒ KIA 타이거즈

경기 초반은 완벽히 KIA의 분위기였다. 두산 선발투수 김유성이 시작부터 제구 난조 속에 난타를 당했다.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우익수 왼쪽 안타를 맞은 뒤 김도영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가 됐다. 다음 타자 나성범이 1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는 1루수 양석환이 유격수 김재호에게 송구하고, 김재호가 바로 1루에 던지면서 병살을 노렸는데 투수 김유성이 베이스 커버를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바람에 공이 1루 베이스 뒤로 빠졌다. 그사이 2루주자 김도영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가면서 0-1이 됐고, 나성범은 1루에서 살았다. 기록은 유격수 송구 실책이었다.

위기는 계속됐다. 김유성은 계속된 1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좌익수 오른쪽 뒤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이우성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0-2로 벌어졌다. 소크라테스를 사구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되자 두산 벤치는 결국 움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명신이 공을 이어받았다.

김명신은 추가 실점을 막았다. 1사 만루에서 김선빈을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고, 2사 후 한준수까지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2회초 KIA의 공격 흐름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가운데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를 쳐 0-3이 됐다. 김도영의 1루수 왼쪽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는데, 다음 타자 나성범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날 때 1루에서 떨어져 있던 1루주자 김도영까지 포스아웃시키면서 빠르게 2사 2루로 상황을 바꿨다. 그러나 다음 타자 최형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0-4가 됐다.

3회초에는 한준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김명신은 2사 후 한준수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존 높게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우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한준수의 시즌 3호포. 타구 속도는 166.8㎞, 비거리는 120m였다. KIA는 0-5로 달아나면서 1위 탈환의 기회를 잡는 듯했다.

▲ 홈런을 날린 KIA 타이거즈 한준수 ⓒ KIA 타이거즈
▲ 김유성이 내려간 뒤 3⅔이닝을 끌어줬으나 3실점한 두산 베어스 김명신 ⓒ 두산 베어스

그런데 여기서 알드레드가 무너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부터 알드레드의 공을 두산 타자들이 공략하기 시작했다. 3회말 1사 후 조수행이 볼넷을 얻고, 다음 라모스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알드레드를 흔들었다. 이어 라모스가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1-5로 쫓아갔다. 계속된 1사 1루 기회에서 허경민이 3루수 앞에서 크게 튀어 오르는 좌전 안타를 날렸고, 이때 좌익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1사 2, 3루로 연결됐다. 다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양의지와 김재환이 각각 2루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알드레드가 기사회생했다.

4회말 알드레드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 김기연과 김재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한계 투구수로 설정했던 70~80구에 임박하고 있었다. 알드레드는 이유찬과 조수행에게 연달아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두산은 3-5로 바짝 따라붙었다. 무사 만루 위기가 계속되자 KIA는 임기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임기영이 첫 타자 라모스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4-5가 됐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허경민이 2루수 뜬공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지만, 2사 후에 양의지가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5회말에는 캡틴 양석환의 홈런이 터졌다. 선두타자로 나선 양석환은 볼카운트 2-1에서 임기영의 4구째 시속 137㎞짜리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16호포였다. 덕분에 두산은 7-5로 달아났다.

▲ 하위 타선에서 맹활약한 두산 베어스 이유찬 ⓒ 두산 베어스
▲ 하위 타선에서 맹활약한 두산 베어스 조수행 ⓒ 두산 베어스

KIA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선발투수 김유성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6회부터 필승조를 쪼개서 쓰면서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7회초 이병헌이 선두타자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우성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병헌은 소크라테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1사 1, 3루를 만든 뒤 최지강에게 공을 넘겼다.

최지강은 불운을 막지 못했다. 김선빈이 기습 번트를 댔는데, 1루수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번트 안타가 됐고 그사이 3루주자 최형우가 득점해 7-6으로 쫓겼다.

두산은 7회말 2점을 더 도망가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양의지가 우익수 왼쪽 안타로 3안타 경기를 한 뒤 대주자 김태근과 교체됐다. 다음 타자 정수빈이 1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1사 2루가 됐고, 양석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2사 2루가 됐다.

2사 후의 집중력이 대단했다. 김기연과 김재호가 연달아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로 연결했다. 그리고 하위 타선이 일을 냈다. 이유찬이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로 타점을 올려 8-6이 됐다. 최초 판정은 타자주자의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인정됐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빠르게 들어가면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던 이유찬은 바뀐 결과에 만족하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KIA는 장현식에서 김건국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조수행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9-6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이번 주에만 3차례 연장전을 치르며 필승조를 소진한 여파로 이날 콜업한 좌완 이교훈을 8회 2사 후부터 끌고 갔다. 이교훈은 9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이우성의 빠른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몸을 날려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1사 1루가 됐다. 그런데 다음 타자 소크라테스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해 순식간에 9-8까지 좁혀졌다. 두산은 결국 김택연 카드를 꺼냈고, 김택연이 김선빈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루가 됐다. 다음 타자 한준수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해 2사 2루가 됐고, 최원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타선에서는 양의지의 활약이 돋보였다.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8, 9번타자로 나섰던 이유찬과 조수행은 나란히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타선에 불을 제대로 지폈다. 1번타자로 나선 라모스도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 시구에 나선 망그러진 곰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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