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게 살리려고 '고군분투'... 인천 송도갯벌에 묻힌 불법 어구 수거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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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정화 활동으로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고 지구의 힘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특히 멸종위기철새인 '알락꼬리마도요' 등 철새의 식량이기도 한데, 불법 칠게잡이 어구는 송도 갯벌을 찾는 철새들의 먹이들이 사라지는 결과를 만든다.
이날은 인천녹색연합 주관으로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해양환경보호단 레디,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사무국, 채드윅국제학교 비코 클럽과 시민 70여명이 참여해 송도 갯벌에서 불법 칠게잡이 어구 수거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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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정화 활동으로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고 지구의 힘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8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옥련나들목(IC) 인근 송도갯벌. 물이 빠지자 모습을 드러낸 뻘 위로 가로로 놓인 수십m의 파이프가 다수 보인다. 갯벌과 갯벌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바로 불법 칠게잡이 어구들. 5m 가량의 파이프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어림잡아 20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환경단체에서 종전 박혀 있던 어구 가운데 3분의2를 수거했음에도 아직 이 정도가 남아 있다.
불법 칠게잡이 어구는 PVC 파이프를 가로로 쪼갠 뒤 갯벌에 매립하는 형태다. 갯벌을 오가는 칠게가 파이프에 빠지면 위로 올라가지 못한 채 옆으로만 이동하다 양동이나 어망에 빠진다. 매립 업자들은 이를 수거해 문어나 낙지잡이 미끼로 판매한다. 성체나 새끼 게 모두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함정이다.
이날 어구 수거를 위해 연수구에서 온 문가희씨(28)는 “새들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조류 보호활동과 갯벌보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며 “우리 갯벌이 세계적으로 정말 소중한데, 이런 불법 어획이나 무분별한 개발로 점점 사라져가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어 “지난해에도 참여했는데,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힘들지만 진정 뿌듯하다”며 “우리가 지구인으로서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칠게는 갯벌에 굴을 파고 서식해 산소 유통을 원활히 한다. 또 갯벌 정화에 기여해 생태계 오염을 방지하는 중요한 생물 중 하나다. 특히 멸종위기철새인 ‘알락꼬리마도요’ 등 철새의 식량이기도 한데, 불법 칠게잡이 어구는 송도 갯벌을 찾는 철새들의 먹이들이 사라지는 결과를 만든다.
서울 서초구에서 아들과 함께 참여한 정운석씨(42)는 “100번 말하는 것보다 1번 현장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느껴 보자는 취지에서 아들과 함께 왔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운동을 하는 단체는 많지만, 칠게와 같은 한국 토종의 야생동물 보호 활동은 많지 않아 더욱 의미가 있다”며 “초등학교 운동장 4분의1 크기 갯벌을 치우는데도 체력이 방전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인천녹색연합 주관으로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해양환경보호단 레디,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사무국, 채드윅국제학교 비코 클럽과 시민 70여명이 참여해 송도 갯벌에서 불법 칠게잡이 어구 수거 활동을 했다.
시셰퍼드코리아와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 한바랄, 소비자기후행동 오아시스 공동체에서도 함께했다.
참여자들은 녹색연합에서 나눠준 고무 장화를 신고 삽이나 가위 등 각자가 필요한 도구를 챙겨 갯벌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에는 비까지 내려 한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은 상황.
겨우 어구에 도착한 이들은 뻘에 파묻힌 파이프를 삽으로 캐내고 파이프들을 연결한 줄을 가위나 칼 등으로 절단 뒤 육지까지 가져가는 고된 작업을 반복한다.
하다정(15·미국 미시간)양은 “예전에 다니던 학교 클럽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고 해 참여했다”며 “처음 와 힘들지만,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방치된 파이프들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아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또 여전히 파이프에 칠게들이 빠져 죽는 등 생태계에 영향을 줘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은 원칙적으로 각 군·구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시민들과 함께 직접 철거하게 됐다”며 “이런 활동들이 환경 정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장민재 기자 ltj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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