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한테 맞아 얼굴 피범벅"...50대 승객이 70대 택시 기사 무차별 폭행

50대 승객, "너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

경북 포항에서 70대 택시 기사가 승객에게 얼굴이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쯤 포항시 북구의 한 도로에서 승객 A(남,50대)씨가 택시 기사 B(남,70대)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해당 사건은 B씨의 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연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택시 기사 B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30분쯤 50대 남성 A씨를 차에 태웠다. 조수석에 탄 A씨는 20분 뒤 목적지에 도착하자 대뜸 B씨에게 "너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고 물었고 B씨가 "그런 적 없다"며 택시요금을 요구하자 A씨는 좌석을 뒤로 젖혀 눈을 감았다.

B씨는 거듭 요금을 요구했지만 내지 않자 인근 파출소로 향했다. 이때 갑자기 A씨가 택시 기사 돈 가방에 손을 댔고, B씨가 이를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후 A씨는 운전 중인 B씨의 귀를 잡아당기며 본격적인 폭행을 시작했다. 날카로운 물건을 손에 쥔 A씨는 B씨 얼굴을 수십 차례 가격하거나 머리카락을 쥐어뜯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B씨의 아들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B씨는 A씨의 계속되는 폭행에도 운전대를 잡고 있어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한채 얼굴이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당하고 난 뒤 가까스로 차를 세우고 경찰에 신고했다. 승객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일방적으로 내가 (때린 건 아니다)"라며 "기사가 목적지로 제대로 가지 않아 실랑이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씨 아들은 "아버지는 승객을 폭행한 적 없고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다"면서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잘 못 찾아 폭행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엄벌을 호소했다.

한편 위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폭행) 혐의 적용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기사 B씨 아들이 공개한 아버지 피해 사진 ⓒ보배드림

[홍준기 기자(=대구경북)(zoom8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