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심장마비 20%’를 잡아라...특히 여성 조심해야

김영섭 2024. 6.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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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봐야 ‘골든타임’ 놓치지 않는…‘조용한 심장마비 증상’ 12가지
심장마비의 전형적인 증상은 심한 가슴 통증과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 식은땀, 어지럼증, 쇠약감 등이다. 하지만 이를 벗어나는 '무증상' 사례가 20%나 된다. 여성은 특히 몸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장마비에도 전형적인 증상이 있다. 극심한 통증과 압박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식은 땀을 뻘뻘 흘리고, 어지럼증과 쇠약감을 호소하는 게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심장마비 환자의 약 20%는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조용한 심장마비' 환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이를 눈여겨봐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 골든타임은 통상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약 90분 이내, 심장이 멈춘 후 4분 이내를 말한다. 여성은 운동이나 다른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땀이 날 수 있다. 또한 어지럼증과 함께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메스꺼움, 구토나 배탈 등 전반적인 위장 장애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계단을 오르거나 식료품 등 물건을 나를 때 평소엔 전혀 느끼지 않았던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거나 숨이 많이 찰 수도 있다. 이런 뜻밖의 증상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뉴욕 심장전문의 스테이시 E. 로젠 박사는 "심장마비에 임박해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은 운명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각별히 조심하고, 불안하면 의사에게 즉시 연락하는 게 좋다. 이미 심장에 손상이 발생했지만, 환자 자신은 이를 깨닫지 못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조용한 심장마비 증상은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해야 한다. 치료를 빨리 받을수록 심장 근육에 영구적인 손상 없이 생존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thy)'가 '조용한 심장마비 증상 12가지'를 짚었다.

전반적으로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

심장마비를 앞두고 뭔가 꺼림직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의사에게 그런 경험을 들려준다. 따라서 느낌이 좋지 않으면 몸의 적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로젠 박사는 "심장마비 직전에 '감각이 무뎌지거나 정신적으로 덜 예민해졌다'고 느꼈다는 환자가 꽤 많다"고 말했다.

몸이 꽉 조이는 듯한 느낌

심장마비로 인한 흉통은 일반적으로 날카롭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짐 리우 조교수(심장전문의, 심혈관의학)는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뭔가 가슴을 짓누르고 꽉 죄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로

로젠 박사는 "피로감은 특히 여성 심장마비 환자에게서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징후"라고 말했다. 심장마비 직전의 사람은 피곤함을 느끼고 일상적인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심장마비 중에는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크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근육에 스트레스를 받으니 피로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심전도(EKG) 등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등과 양쪽 팔의 통증

등과 양쪽 팔 및 가슴 통증도 조용한 심장마비의 징후다. 잠을 잘 못 잤을 때처럼 등, 팔, 가슴의 근육이 당기거나 쑤실 수 있다. 로젠 박사는 "가슴이 아프지만 전형적인 심장마비의 증상처럼 가슴 통증 및 압박감이 극심하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이 징후를 무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통증은 왔다가 이내 사라지거나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 심장과 관련이 없는 신체 부위가 아프더라도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 의사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평소 계단을 오르거나 물건을 날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던 사람이 돌연 심한 호흡 곤란을 느낀다면 심장마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운동 중에만 팔, 어깨와 등 주변이 아파도 무심코 지나쳐선 안 된다. 적신호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운동 중에만 나타나는 통증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심장마비 증상으로는 운동 중에만 나타나는 가슴, 팔, 어깨나 등 주변의 통증이다. 관상동맥의 일부가 막히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제한돼 통증과 쇠약감이 생길 수 있다. 심장에 많은 혈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면 통증이 멈출 수도 있고, 휴식 중에 통증이 계속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증상은 모두 심장병의 징후일 수 있다. 전자는 이미 심장마비가 발생했음을, 후자는 심장마비가 임박했음을 뜻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비정상적인 호흡곤란

평소 계단을 오르는 데 문제가 없지만, 어느날 갑자기 정상에서 숨이 가빠 헐떡인다면 심장마비의 신호일 수 있다고 로젠 박사는 경고했다. 특히 여성이 평소와 달리 계단을 오르거나 식료품 등 물건을 나를 때 호흡 곤란을 느낀다면 적신호일 수 있다.

잠에서 깨어 숨을 헐떡이거나 불면증이 나타남

미국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대 아나포나 키니 교수(심장전문의)는 "한밤 중에 숨을 헐떡이며 깨어나거나 잠에서 깬 직후 숨이 가쁘다면, 이는 심장이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심장은 몸의 다른 부위로 산소를 운반하고 조직에서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막히면 호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속쓰림 또는 트림

점심 때 과식한 뒤 비교적 가벼운 속쓰림이 어쩌다 나타난다면 썩 걱정할 필요 없다. 하지만 속쓰림이 평소와 달리 심하다면 의사에게 연락하는 게 좋다. 속쓰림과 비슷한 가슴 통증(흉통)인 협심증은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 생긴다. 이는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배탈

메스꺼움, 구토 또는 전반적인 위장 장애가 심장마비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일부 여성이 그렇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밤 10시에 먹은 음식 탓일 수 있지만, 심장 마비일 수도 있다.

목구멍, 목, 턱의 불편함

뚜렷한 이유 없이 목구멍, 목, 턱이 많이 불편하거나 목에 압박감이 느껴지면 심장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 즉시 의사에게 연락하는 게 좋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이런 미묘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로젠 박사는 말한다. 환자는 감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정체 불명의 땀

식은땀과 안면홍조(얼굴 붉어짐)는 호르몬이나 노화 탓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린다면 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적신호일 확률이 높다. 특히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땀을 뻘뻘 흘린다면 심장마비의 미묘한 증상일 수 있다. 이유 없이 땀이 나거나 식은땀에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날 수도 있다.

현기증이나 실신

방이 빙글빙글 돌고 어지럽거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심장마비의 징후일 수 있다. 현기증과 함께 열이 나고 메스꺼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증상도 특히 여성에게 더 흔히 나타날 수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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