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전쟁서 전면전으로…이란 vs 이스라엘 왜 충돌했나
오는 9일 방송되는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는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 교수를 초대해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며, 두 나라의 갈등이 중동 정세, 그리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살핀다.
이란은 4월 13일 밤부터 4월 14일 새벽에 걸쳐 이스라엘에 탄도·순항미사일 수백 기를 발사하고 드론 공격을 강행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유에 대해 박현도 교수는 "4월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거리가 1,600km 가까이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타이완까지 거리보다 더 먼 것이다. 이 때문에 두 나라는 전면전이 아닌 대리전, 즉 비공식적으로 상대를 은밀히 공격하는 '그림자전'을 펼쳐왔다"며 "시리아는 이란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데 있어 핵심 거점이었고, 때문에 이번 영사관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자신들이 공격한 곳이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관할하는 지휘통제소였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많은 양의 미사일, 드론을 날렸지만 이스라엘이 99% 이상 막아내 일각에서 '약속된 공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적절히 잘 조율된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 72시간 전, 주변국에 공격을 사전 통보했고 이 때문에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이란이 잘 조율된 공격을 한 이유는 확전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란과 이스라엘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 때 예루살렘 유대인들을 보호해줬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인정해준 나라였다. 두 나라는 송유관, 항만 시설 관련 합작회사를 운영했고 '프로젝트 플라워'라는 탄도미사일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국가가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건 1979년 이슬람 혁명이 기점이다. 박 교수는 "친미, 친이스라엘을 지향했던 팔라비 왕조에 대한 반발이 이란혁명으로 비화돼 팔라비 국왕은 해외로 망명하고 당시 종교지도자였던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한 혁명정부가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며 "호메이니가 이스라엘을 '위대한 사탄에 기생하는 작은 사탄'이라고 선언하면서 모든 공식 관계가 단절됐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지원하면서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다"고 짚었다.
이란의 체제 수호와 반이스라엘 투쟁의 핵심에는 '이슬람 혁명수비대'(ISRG)'가 있다. 혁명수비대는 정규군과는 별도로 만든 군사조직이다. 정규군보다 숫자는 적지만 무기와 전투력은 훨씬 우위에 있고 건설, 석유, 가스 등 주요 기간산업을 장악하고 있어 매년 움직이는 돈은 이란 GDP의 30%에 해당할 정도다.
가장 중요한 사용처 중 하나는 이란을 중심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는 시아파 세력, 즉 '시아벨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란은 1982년 당시 내전 중이었던 레바논의 시아파 중심지인 남부에 반이스라엘 항쟁 조직 헤즈볼라를 만들었다. 이후 자금, 무기, 전투요원 훈련 등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에서 승리하며 이스라엘의 첫 공식 패배를 안겨줬다.
이란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이라크-시리아-헤즈볼라, 남으로는 예멘반군으로 이어지는 시아벨트가 지금처럼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역할이 있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집권을 하게 되고,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리면서 시아벨트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이란을 가장 위협적인 적대국가로 여기는 이유는 바로 이란의 핵개발 가능성이다. 박 교수는 "2002년 이란 반정부 단체가 핵 개발 시도 정황을 공개한 이래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시설로 추정되는 곳을 파괴하고, 이란 핵 개발자 6명을 암살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중동 분쟁을 종식하려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국제 사회가 팔레스테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보여야 중동에 평화라는 희망이 싹틀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그림자 전쟁에서 전면전으로 이란 VS 이스라엘 충돌, 중동 위기 고조되나'는 오는 9일 오후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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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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