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는데..." 주민규의 고백, 대표팀 데뷔 속에 숨겨진 가족의 힘 [고양 현장]

고양=이원희 기자 2024. 6. 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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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올라선 주민규(34·울산HD)가 가족을 향해 진심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주민규는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한국 축구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만 33세 343일)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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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양=이원희 기자]
인터뷰하는 주민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올라선 주민규(34·울산HD)가 가족을 향해 진심을 드러냈다. 반복되는 절망 속에서도 주민규를 일으켜 세운 고마운 힘이다.

주민규는 8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C조 6차전 중국전 오픈 트레이닝 인터뷰에서 "사실 (대표팀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가족이 포기하지 않더라.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저 또한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고 속마음을 꺼냈다.

K리그 득점왕 주민규가 늦은 나이에도 감동적인 대표팀 커리어를 쌓고 있다. 지난 3월 주민규는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한국 축구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만 33세 343일) 기록을 세웠다.

김도훈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도 주민규는 부름을 받았고, 지난 7일에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C조 5차전 싱가포르와 맞대결에서는 감격적인 데뷔골을 터뜨렸다. 주민규의 득점은 고 김용식 선생이 39세 274일의 나이로 기록한 득점에 이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만 34세 54일). 여기에 주민규는 3도움까지 추가해 팀의 7-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주민규는 "(3도움보다) 데뷔골이 더 좋았다"며 "저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을 더 많이 좋아한다. 이전이었다면 인터뷰를 하지 못했을 텐데, 지금은 또 이렇게 인터뷰가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태극마크는 주민규가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버텨낸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주민규는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고도 대표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모두 그를 외면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이 주민규에게 첫 대표팀 기회를 주었다. 김도훈 감독도 똑같이 주민규를 택했다. 주민규도 직전 싱가포르전을 통해 데뷔골을 쏘아 올려 믿음에 보답했다.

주민규는 "그동안 제가 많이 부족해서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항상 왜 안 될까'라는 실망감도 있었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했다"며 "사실 (대표팀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가족이 포기하지 않더라.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저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고 고마워했다.

계속해서 역대 최고령 기록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선 "'제 나이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나이가 많을수록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동기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싱가포르전에서의 주민규(왼쪽)와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주민규는 "지난 3월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제가 조금 더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처음 들어왔을 때 긴장감을 많이 느꼈고 어색했고, 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에는 선수들과 소통 등 이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경기장에서도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중미 월드컵 욕심도 날 법 하지만, 주민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다음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며 폭풍응원을 보내준 축구팬들도 주민규에게 큰 힘이다. 주민규는 "팬들에게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늦게 됐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해주면서 저에게 관심이 많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동기부여도 됐다. 일찍 핀 꽃도 좋지만, 늦게 핀 꽃도 아름답다고 아름답다고 얘기해주셔서 더 오래 버틸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고양=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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