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정광석 촬영감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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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신라의 달밤' 등 170여편의 한국 영화를 촬영한 정광석 촬영감독이 8일 오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특히 배창호 감독과는 '꼬방동네 사람들'(1982)로 인연을 맺은 뒤 '적도의 꽃'(1983),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 '젊은 남자'(1994) 등 총 8편의 영화에서 협업하며 '코리안 뉴웨이브'(한국영화의 새로운 혁신을 지향하며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영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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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신라의 달밤’ 등 170여편의 한국 영화를 촬영한 정광석 촬영감독이 8일 오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군에 입대한 뒤 홍보 업무를 맡아 사진을 찍었고, 이를 계기로 제대 후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의 데뷔작은 1962년 이봉래 감독의 ‘새댁’이다.
이후 고인은 ‘평양감사’(조긍하 감독·1964),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1971), ‘고래사냥’(배창호·1985), ‘땡볕’(하명중·1984),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강우석·1989) 등 다양한 감독들과 손발을 맞췄다. 1990년대 들어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1992), ‘투캅스’(강우석·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1999) 등에 참여했으며, 2000년대에는 ‘동감’(김정권·2000), ‘신라의 달밤’(김상진·2001) 등을 찍었다. 지난 2006년 ‘아랑’(안상훈)을 끝으로 촬영 현장을 떠났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 촬영부 시절 참여한 작품까지 합치면 총 184편의 영화를 남겼다.
고인은 촬영감독으로 이름을 떨치던 1980∼1990년대 신인 감독과도 활발하게 작업했다. 특히 배창호 감독과는 ‘꼬방동네 사람들’(1982)로 인연을 맺은 뒤 ‘적도의 꽃'(1983),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 ‘젊은 남자'(1994) 등 총 8편의 영화에서 협업하며 ‘코리안 뉴웨이브’(한국영화의 새로운 혁신을 지향하며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영화)를 이끌었다. 이밖에도 곽지균 감독의 ‘겨울나그네’(1986), 박종원 감독 ‘구로아리랑’(1989), 이현승 감독 ‘그대안의 블루’(1992), 김지운 감독 ‘조용한 가족’(1998) 등이 고인의 카메라를 통해 탄생했다.
생전 고인에게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완성도 있게 영화를 촬영한다”는 평이 따라다녔다. 또 고인은 남다른 촬영 열정으로 당시 기술적 한계를 맨몸으로 극복하기도 했다. 1965년 김기 감독의 공군 전투 영화 ‘성난 독수리’를 촬영할 때에는 직접 전투기 뒷자석에 앉아 25시간 동안 비행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선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을 생생하게 포착하기 위해 기차가 옷깃을 스칠 만큼 가까이 올 때까지 버텼던 일화도 전해진다.
고인은 ‘땡볕’으로 대종상영화제 촬영상·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촬영상 트로피를 안았고, ‘인정사정 볼것 없다’로는 청룡영화제·대종상·프랑스 도빌영화제 등에서 촬영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의 영광을 안았다.
고인의 빈소는 쉴낙원김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장지는 인천가족공원과 무지개뜨는언덕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훈재·원찬 씨, 딸 화숙·리나 씨, 배우자 이정순 씨가 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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