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즐겼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화려한 국가대표 은퇴식

김영준 기자 2024. 6. 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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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3년 늦은 기념 행사
선·후배 선수들과 친선 경기
6000여 관중 축하 속 ‘축제 분위기’
9일엔 유명 외국 선수들과 ‘세계 올스타전’
김연경이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은퇴 기념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를 터뜨린 뒤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뒤늦은 국가대표 은퇴식이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김연경은 2021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대표팀에서 은퇴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별도 은퇴식을 치르지 않았다가 약 3년이 지난 이날 기념 행사를 열었다.

김연경과 함께 국가대표 생활을 했던 전·현직 선수들과 V리그 후배 선수들이 모여 친선 경기를 가졌다.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김희진(IBK기업은행) 등 도쿄올림픽 4강 멤버와 더불어 한송이(은퇴)·황연주(현대건설)·배유나(한국도로공사) 등 선배 선수들까지 총출동했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왕 김세빈(한국도로공사)와 권민지(GS칼텍스), 이윤정(한국도로공사) 등 후배 선수들도 함께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은 ‘팀 대한민국’과 ‘팀 코리아’, 두 팀으로 나눠 총점 70점제로 대결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사령탑이었던 김형실 감독이 ‘팀 대한민국’을, 2016 리우 올림픽 감독이었던 이정철 감독이 ‘팀 코리아’를 이끌었다. 김연경이 소속된 ‘팀 코리아’가 70대60으로 승리했다.

김연경(가운데 10번)이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은퇴 기념 경기에서 득점한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배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체육관 주변이 팬들로 북적였다. 관중 6000여명이 경기장을 채웠다. 이들은 팀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특히 김연경이 스파이크를 날리고 몸을 던져 리시브를 할 때 함성이 더욱 컸다.

선수들은 응원에 힘 입어 친선 경기임에도 정규 리그 못지 않은 열정과 몸놀림을 선보였다. 김연경도 서브 에이스를 터뜨린 뒤 관중석을 바라보며 양 팔을 번쩍 들어올려 호응을 유도하는 등 응원에 화답했다. 김연경은 “선수들이 비시즌 기간이라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이런 이벤트에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기 외에도 즐길거리가 풍성했다. 1세트 종료 후 김연경과 팬들이 직접 언더핸드 토스로 배구공을 주고 받는 이벤트가 열렸고, 2세트 후엔 가수 테이의 축하 공연이 열렸다. 개그맨 유재석과 송은이, 배우 이광수와 정려원, 나영석 PD 등 유명인들도 배구장을 찾았다.

개그맨 유재석(왼쪽)과 배우 이광수가 8일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기념 경기를 찾아 응원하고 있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관중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유재석은 “이곳이야말로 축제”라고 했고, 송은이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는 김연경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그의 앞으로 행보를 한마음으로 응원하자”고 말했다.

친선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렸다. 그와 함께, 혹은 먼저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배·동료 선수들과의 합동 은퇴식이었다.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으로 개명), 한유미 등 런던·리우·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함께 했다.

김연경은 “어린 시절부터 항상 태극마크를 꿈꾸면서 배구를 했고,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참 오래 뛰었다. 그 순간들이 지금 많이 떠오른다”며 “울지 않으려고 하는데 감정이 조금씩 올라온다”고 했다. 그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과 선배님들 없었으면 못 했을 것”이라며 “많은 분들과 국가대표 은퇴식을 함께 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8일 국가대표 은퇴식에서 은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김연경은 17세 때였던 2005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혀 2021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때까지 약 16년간 대표팀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로 활약했다. 올림픽에 3회, 아시안게임에 4회 출전했다. 두 차례 올림픽 4강 진출(2012 런던·2020 도쿄)을 이끌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리 그라사 국제배구연맹(FIVB) 회장도 김연경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영상 축사를 통해 “김연경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훌륭할 롤 모델이며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며 “그의 힘과 재능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은퇴 행사는 이게 끝이 아니다. 9일 같은 장소에서 세계 여자 배구 올스타전이 펼쳐진다.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 플레움짓 틴카오우(태국), 나탈리아 곤차로바(러시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 10명이 김연경 부름을 받고 한국을 찾았다. 김연경·김수지·김희진과 박혜민(정관장)·염혜선(정관장)·이고은(흥국생명) 등 한국 신구(新舊) 스타들이 이들과 대결을 펼친다. 김연경이 유소년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장학재단 ‘KYK 파운데이션’ 출범식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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