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 주민규 "대표팀의 꿈…가족이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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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꿈을 접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가족이 먼저 포기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주민규는 처음 치르는 이날 오픈 트레이닝의 소감을 묻자 "솔직히 대표팀에 입소하면 '사복 패션' 사진도 찍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와이프와 백화점에서 고가의 옷도 샀다"라고 웃음을 지은 뒤 "이렇게 팬들 앞에서 훈련하게 된 게 굉장히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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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표팀의 꿈을 접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가족이 먼저 포기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 득점왕 주민규(34·울산 HD)에게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지난 3월 '33세 333일'의 나이로 생애 첫 축구 대표팀 발탁의 영예를 따내자 팬들은 그에게 '늦게 피는 꽃'이라는 이쁜 별명을 붙였다.
K리그 무대에서는 베테랑 골잡이로 인정받았지만 유독 대표팀 사령탑들에의 눈에 들지 못하면서 '태극마크'는 주민규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결국 주민규는 지난해 3월 첫 태극마크와 함께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통해 '33세 343일'의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역대 한국 최고령 A매치 데뷔' 신기록을 작성했다.
태극마크와 A매치 데뷔로 성에 덜 찬 주민규는 마침내 지난 6일 싱가포르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1골 3도움'의 화끈한 공격포인트를 작성, 한국의 7-0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으로 '소원 풀이'를 마쳤다.
주민규는 싱가포르전 득점으로 '34세 54일'의 늦은 나이로 A매치 데뷔골을 맛봤다. 이는 한국 축구 최고령 A매치 데뷔골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꿈 같은 활약'을 마친 주민규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먼저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주민규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면서 사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이 포기를 하지 않았다"라며 "가족들이 끝까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그래서 나 역시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동안 저 자신이 부족하다고 채찍질하고 보완하면서 견뎌왔다"라며 "가족들은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고, 항상 '왜 안 뽑힐까'라는 실망감도 있었다. 그런 게 가족에게 미안했는데, 이렇게 한을 풀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축구 대표팀과 관련된 의미 있는 '최고령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선 "'내가 사실 나이가 꽤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나이가 더 많아질수록 세울 기록들도 생기겠다는 동기부여 속에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늦깎이 태극전사'로서 대표팀 생활에 대한 질문에는 "3월에 처음 훈련에 합류했을 때는 긴장도 많이 되고 어색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라며 "이번에 두 번째 들어오니 다른 선수들과 소통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런 게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민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할 때면 36살이 된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는 꿈에 대해 주민규는 "솔직히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당장 다음 A매치만 생각하고 있다. 앞에 있는 경기를 잘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는 11일 중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앞둔 주민규는 "지금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라며 "골도 넣어서 부담감도 사라졌다. 공격포인트 등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잘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주민규는 처음 치르는 이날 오픈 트레이닝의 소감을 묻자 "솔직히 대표팀에 입소하면 '사복 패션' 사진도 찍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와이프와 백화점에서 고가의 옷도 샀다"라고 웃음을 지은 뒤 "이렇게 팬들 앞에서 훈련하게 된 게 굉장히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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