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최고령 득점’ 포기하고 싶었던 주민규, 다시 일어선 이유…“포기하고 싶었죠, 근데 가족은 내가 최고라고 했어요” [월드컵 2차 예선]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4. 6. 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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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싶은 순간이요? 있었죠. 하지만 가족은 내가 최고라고 했어요.”

주민규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워에이드 오픈 트레이닝 데이에 앞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주민규는 지난 3월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태국 2연전, 싱가포르 원정까지 3경기 연속 출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싱가포르전에선 무려 1골 3도움이라는 괴력을 과시, 7-0 대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후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손흥민과 이강인의 연속 득점을 도왔다. 뛰어난 결정력, 그리고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에 팬들은 ‘주리 케인’이라는 별명을 안기기도 했다.

주민규는 태국과의 3월 A매치에서 대표팀 최고령 최초 발탁(33세 333일)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최고령 데뷔(33세 343일) 기록도 달성했다.

그리고 싱가포르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최진철(34세 21일)의 2005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 기록을 넘어 A매치 최고령 득점 8위(34세 54일)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중국전이다. 주민규는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 번 골을 노린다. 중국은 대한민국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주민규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공격진은 승리만 바라보고 있다.

다음은 주민규와의 일문일답.

Q. 싱가포르전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무엇이 더 소중한가.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데뷔골이다. 나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이 더 좋다.

Q. 멋진 활약이었다.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달라진 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인터뷰를 골을 넣으니 할 수 있다는 것이다(웃음). 그게 달라진 것 같다.

Q. 대표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오랜 시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채찍질을 하고 보완하면서 견뎌낼 수 있었다. 가족은 내가 최고라고 했는데 항상 ‘왜 안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실망스러웠다.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한을 풀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근데 가족이 먼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줬다. 그래서 나 역시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Q. 의미 있는 기록을 수차례 세웠다. 특히 A매치 최고령 득점 8위 기록도 달성했다.

내 나이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그만큼 나이가 많을수록 더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동기부여를 가졌고 운동할 수 있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Q. 3월과 이번 6월의 차이점.

달라진 건 조금 더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는 긴장도 많이 하고 어색하고 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이번에 들어올 때는 선수들과의 소통이 자연스러워지면서 경기장에서도 그런 모습이 잘 나온 것 같다.

Q. 아직 멀기는 했지만 2년 뒤 월드컵 본선에 대한 기대감은 있나.

아직 월드컵 꿈은 꾸지 않고 있다.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다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풀어나가겠다.

Q. 카타르월드컵 당시 올리비에 지루가 36세였음에도 프랑스를 대표, 출전했다.

동기부여가 된다. 근데 동료들은 “그건 프랑스의 지루이지 않나, 너는 주민규다”라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더라(웃음). 나 역시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앞에 놓인 것들, 경기들을 치러가면서 더 잘하려고만 생각하고 있다.

Q. 중국전 각오.

컨디션이 좋다. 그리고 골도 넣은 만큼 부담감도 사라졌다. 중국전에서도 공격 포인트 달성,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대표팀 선발 이후 팬들이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라고 해줬다. 이제는 별명이 된 것 같다.

팬분들에게 굉장히 감사하다. 그저 늦게 선발된 선수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표현해주시면서 내게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동기부여가 된다. 또 일찍 폈으면 좋았겠으나 늦게 핀 꽃도 굉장히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됐다.

Q. 오픈 트레이닝에 대한 소감.

처음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입소하는 과정에서 사복 패션에 대해 기대했다. 근데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웃음). 시기가 조금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쉬웠다. 오늘 오픈 트레이닝은 싱가포르전 승리 후 갖는 훈련이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Q. 사복 패션에 대해 준비한 게 많았나.

평소 돈을 잘 안 쓰는데 백화점 가서 고가의 옷을 샀다(웃음). 근데 보여줄 사람이 아내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괜찮다. 좋은 옷 하나 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고양(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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