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패싱’ 논란…“피해자 의사 확인 안 해”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2024. 6. 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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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또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락보관소가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피해자 측은 나락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바 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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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유튜브 콘텐츠 위해 피해자 희생시켜”
나락보관소, 8일 영상 업로드하며 사실상 활동 재개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잇따라 폭로하다 돌연 전체 영상물을 삭제했던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가 8일 영상 1개를 업로드하며 사실상 활동을 재개했다. ⓒ 유튜브 캡처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재공론화에 불을 당긴 유튜브 채널 측과 피해자 지원단체가 '피해자 패싱' 여부를 두고 충돌하는 모양새다.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튜브 '나락보관소'가 (7일) 오후 5시40분께 '밀양 피해자 분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해자 분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제가 제작한 밀양 관련 영상들도 전부 내렸다'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상담소 측은 "피해자 분들은 지난 5일 오후 이후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 없다"며 "6일에도 나락보관소는 일방적 영상 업로드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나락보관소는 마치 피해자들과의 긴밀한 소통 끝에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영상을 내린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지를 하고 있다"며 "피해자 측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던 나락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향후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그 어떤 제3자에 의한 공론화도 피해자의 안녕과 안전에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남학생 44명이 여자 중학생을 폭행·협박해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들 44명 중 기소된 인원이 10명에 그치는 등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비판과,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한 공분을 샀던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달 초부터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가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라며 일부 남성들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공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 중 일부는 직장 해고와 같은 일을 겪는 등 후폭풍이 잇따랐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피해자 의사와 무관한 재공론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또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락보관소가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피해자 측은 나락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바 도 없다"고 주장했다. 나락보관소 측 또한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그간 게재한 영상물을 지난 7일 오후 전부 삭제한 바 있다.

하지만 8일 오후 다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 관련 영상 1개를 업로드하며 사실상 활동을 재개했다. 나락보관소는 해당 영상 말미에서 "이 남성에 대한 후속 영상으로 다시 한번 찾아뵙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나락보관소 측은 같은 날 채널 커뮤니티 공지글에서 앞서 피해자 가족 2명과 영상 게재와 관련해 소통했으나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죄책감 때문에 영상을 다 삭제했었다. 현재는 연락이 두절된 피해자 가족분들이 먼저 연락을 취해주시고, 공론화를 원하신다면 달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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