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에도 짙은 여운을 남긴 ‘일요일의 남자’ 故 송해[스경X피플]
故 송해의 2주기.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는 2년이 됐지만, 그 길고 긴 그림자는 여전히 방송가에 드리워있다.
8일은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고인은 1927년에 태어나 2022년 6월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의 나이였다. 그는 장례절차를 거쳐 대구시 달성군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씨의 묘소 곁에 영면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그는 황해도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배운 후 광복과 함게 1·4후퇴 당시 홀로 피란했다. 1955년 ‘창공악극단’에 데뷔한 그는 1960년대 동아방송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그의 활동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은 ‘전국노래자랑’의 마이크를 잡고 있을 때였다. 1988년부터 2022년까지 KBS1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했다. 34년 동안 공개 녹화를 진행하면서 영국 기네스의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송해의 공로를 기리는 많은 상도 따랐다.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정부는 송해의 별세를 애도해 금관문화훈장도 추서했다.
그의 별세 후 그의 집과도 같던 ‘전국노래자랑’에는 후배 희극인이자 개그우먼인 김신영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2022년 10월16일 진행을 시작한 김신영은 2024년 3월24일 별안간 마이크를 내려놔야 했다.
김신영의 후임으로 개그맨 남희석이 MC가 됐고 지난 3월31일부터 ‘일요일의 하회탈’로 진행을 이어오고 있다. KBS 측은 김신영의 하차에 대해 “시청률 하락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논리를 폈지만,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송해 때의 시청률에 비해 한 번 내려선 시청률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김신영 진행 당시 5%였던 시청률은 남희석이 진행을 맡은 후 6.6% 정도까지 올랐지만 두 자릿수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30년이 넘게 일요일 낮 안방을 책임졌던 송해의 그림자가 길었던 탓이다.
그의 작고 2주기를 맞아 여러 매체 그리고 후배 희극인과 연예인들도 SNS를 통해 송해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고인의 길었던 활동만큼 일요일의 낮이 더욱 허전한 2주기가 지나는 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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