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네타냐후…"미국도 전후계획 요구 거부당할 것 알아"

CIA 판단 언론보도…"하마스 수뇌 제거 때까지 미룰 듯"
"연정 내 극우 이탈 막으려 가자지구 미래 모호하게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세우라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미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모호한 용어로 가자지구 미래를 논의함으로써 (이스라엘 연정의) 안보 책임자들의 지지를 유지하고 연정 우파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후 통치 계획을 마련하라는 이스라엘 전시내각 일부 각료와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 어떻게 맞서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몇 달이 걸릴 수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핵심 안보 기준을 충족한 후에야 가자지구 전후 문제에 진지하게 관여할 것으로 관측됐다.

CIA 평가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안보 기준에는 주요 군사 작전을 완수하는 것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 아칼삼 여단 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를 제거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중 '주요 군사 작전'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프는 과거부터 이스라엘의 표적으로, 부상 상태이지만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자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을 압박하고, 하마스 궤멸을 내세운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하면서 두 정상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 이후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맡기고,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는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CIA는 이스라엘 내각에서 가자지구 전후 계획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온건한 아랍국가들에 가자지구 관리를 맡기는 방안을 선호하는 등 각료들 사이에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와 한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전쟁을 길게 끌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그런 결론을 내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 없는 휴전 시 연정을 무너뜨리겠다는 연정 내 극우파의 압박을 받는 등 정치적 입지가 취약한 상황이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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