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오타니 미스터리, 2할도 힘겨운 슬럼프 왜?… 오타니도, 저지도 웃지 못했다 [LAD 게임노트]

김태우 기자 2024. 6. 8. 1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수롭지 않았던 타격 슬럼프가 점점 길어지며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한 애런 저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앞두고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상상도 못할 금액에 계약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전체적으로 순조로운 다저스에서의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8일(한국시간)까지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312, 15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5를 기록 중이다. 누가 뭐래도 뛰어난 타격 성적이다.

시즌 초반 홈런포가 나오지 않아 다소간 애를 먹었지만 한 번 폭발하니 이보다 무서운 선수가 없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52, 출루율 0.420, 장타율 0.686, 7홈런을 기록하며 치고 나갔다. 5월 중순까지도 타격감은 뜨거웠다. 5월 7일에는 자신의 시즌 최고 타율인 0.370을 기록했고, 장타율은 무려 0.705에 이르렀다. 웬만한 선수 OPS를 장타율로만 채워버린 오타니는 양대리그 MVP에도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록은 오타니가 아직 팔꿈치 수술 재활 중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더 놀라웠다. 지난해 시즌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해는 투수로 던질 수 없다. 타격은 하지만 아무래도 멀쩡한 팔꿈치는 아니다보니 영향이 없을 수 없었다. 보호대도 착용하고 나서야 했다. 이질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대단한 성적을 거두자 오타니가 올해 역사적인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정도 성적이면 타자만 해도 7억 달러를 다 뽑는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오타니가 꽤 오랜 기간 슬럼프에 빠져 있다. 오타니의 타율은 조금씩 떨어지더니 5월 중순 이후로는 하락세가 완연하다. 안타를 하나도 못 치는 경기가 늘어났고, 삼진 개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중간에 햄스트링 부상이 한 차례 있기는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 의구심이 더해진다.

오타니는 6월 들어 타율이 2할도 넘지 못한다. 8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도 선발 2번 지명타자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 1득점에 머물렀다. 시즌 타율은 0.312, 시즌 OPS는 0.955까지 떨어졌다. 오타니의 6월 7경기 타율은 0.192, 출루율은 0.250에 불과하다. 5개의 안타 중 장타는 홈런 딱 하나다.

최근 15경기에서는 타율 0.190, 출루율 0.239, 장타율 0.333에 머물고 있고,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0.172, 출루율 0.250, 장타율 0.276으로 부진하다. 오타니 정도 되는 타자의 15경기 성적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인데, 오타니의 개인 경력에서도 꽤 손에 꼽힐 만한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다. 오타니는 최근 15경기에서 삼진만 19개를 당한 반면 얻어낸 볼넷은 4개에 불과하다. 뭔가가 무너지고 있다.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라는,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와 애런 저지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가장 흥분할 만한 매치업이 이뤄진 가운데 오타니는 1회부터 양키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야유 속에서 시작했다. 사실 양키스와 오타니가 큰 악연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 간판의 기를 죽이려는 양키스 홈팬들의 야유는 계속됐다. 반대로 최근 페이스가 좋은 자신들의 간판 스타 애런 저지의 타석 때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 경기가 양키스와 다저스, 저지와 오타니의 대결이라는 것을 양키스 팬들은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 오타니는 8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을 비롯해 최근 15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다.
▲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포팃의 집요한 바깥쪽 승부에 고전했다. 오타니의 가장 약한 코스 중 하나인 바깥쪽 낮은 코스에만 공을 6구 연속 던진 끝에 결국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6구째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싱커에 오타니가 배트를 냈지만 움직임을 다 따라잡지는 못했다.

반대로 저지는 1회 시작부터 장쾌한 장타를 터뜨렸다. 오타니와 반대로 시즌 초반 부진했다가 5월 이후 타격감이 폭발한 저지는 1회 2사 후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다. 다만 후속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하지는 못했다. 이 장면은, 저지가 나가면 스탠튼이 침묵하는 오늘 경기의 전체 양상의 시발점이었다.

양팀 모두 득점에 애를 먹은 가운데 오타니는 3회 2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에 머물렀다. 나름 잘 맞은 타구였는데 골드글러브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은 이 공을 잡아냈다. 양키스타디움의 팬들이 더 좋아했다. 저지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땅볼에 그쳤다. 소강 상태였다.

오타니는 5회 2사 1,2루 득점권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양키스는 재빠르게 좌완 곤살레스를 올려 오타니에 대비했다. 올해 우완보다는 그래도 좌완에 약했던 오타니였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2구째 슬라이더가 낮게 떨어지자 이를 잡아 당겼지만 힘 없이 1루수 앤서니 리조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저지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이날 두 번째 출루를 했다.

오타니는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네 번째 타석을 소화했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저지는 8회 볼넷을 골랐지만 후속타 불발로 팀의 리드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저지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으나 스탠튼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땅을 쳤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오타니는 연장 10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도 1루 땅볼에 그치며 이날 다섯 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웃은 건 다저스였다.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 11회였다. 규정에 따라 전 타석 마지막 타자였던 오타니가 2루로 나간 가운데 프리먼이 결정적인 볼넷을 골랐다. 윌 스미스가 아웃됐지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양키스도 11회 반격에서 1사 2루에서 나온 저지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스탠튼이 삼진, 리조가 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땅을 쳤다. 경기는 다저스의 2-1 승리로 끝났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오타니,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이 진 저지 모두 웃지 못한 하루였다.

▲ 연장 11회 해결사로 등장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7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양키스는 오프시즌 당시 야마모토의 영입을 고려했던 팀 중 하나인데 야마모토는 그런 팀을 앞에 두고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잘 나가던 양키스 타선을 무력화했다. 불펜도 잘 던졌고, 타선에서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힘을 냈다.

반면 양키스는 이날 5안타에 머물렀고, 저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연장 승부에서 무릎을 꿇었다. 저지와 볼피는 이날도 또 동반 출루하며 33경기 연속 동반 출루 기록을 이어 갔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