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지나며 소득 격차 줄고, 씀씀이 차 좁혀.. “그렇다고 사는 수준? 아직까지는”
최상위 5분위 가계소비, 1분위의 2.5배 → 2.1배
의류·신발, 여가 등 지출 감소.. 1분위 소비는 늘어
4년 새 소비 격차 다소 좁혔지만 “그래도 소득 차↑”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가계별 소득 격차만 아니라, 소비 수준에서 차이도 일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증가하며 저소득 가구의 소득 점유율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저소득 가계는 의류나 여가 등 비필수재 소비가 늘어난 반면, 고소득 가계에선 이 기간 오락이나 스포츠 등 비필수재 소비를 줄였습니다.
8일 한국은행이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사해 내놓은 ‘가계분배계정’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19 직전인 2019년에 비해서 2020~2022년 가계 소득분위 간 소득 격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저소득 가계인 1~3분위의 소득 점유율은 증가했지만 고소득 구간인 4~5분위는 하락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상위 20%인 5분위의 총본원소득(GNI. 지역 총소득. 기업이나 정부, 가계 등 각 경제주체가 생산에 참여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소유하면서 얻은 소득을 총칭하는 것) 점유율이 2019년 44.5%에서 2022년 42.8%로 하락했습니다. 4분위는 23.8%에서 4년 사이에 22.7%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가장 소득 수준이 낮은 하위 20%인 1분위는 5.3%에서 6.8%로 늘었고 2분위도 10.4%에서 11.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간층인 3분위는 2020~2021년 소폭 감소하더니 2022년에 2019년과 같은 16.0%를 기록했습니다.
총처분가능소득(GNDI)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GNDI는 정부지원금 등 사회수혜금을 더하고 각종 세금을 뺀 소득으로 가계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힙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GNDI 점유율은 2019년 40.3%에서 2022년 38.0%로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1분위 점유율이 6.5%에서 7.6%, 2분위가 12.3%에서 13.5%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은은 이를 ‘이전효과’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공적·사적 보조금 등 비경제적 활동으로 얻은 수입인 이전소득이 가계 소득분위 간 소득 격차를 줄였다는 얘기입니다.
한은 측은 1, 2분위 가계의 경우 정부의 사회수혜금 등 지원에 따라 GNDI 점유율이 오른 반면 5분위는 소득세 납부 등으로 인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단, 이런 결과가 가구 단위를 합산해 나온 만큼 개인 간 후생 비교나 불평등 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습니다.
가계의 소득 분위별 소비 점유율 격차도 줄었습니다. 1분위와 2분위는 상승, 5분위는 하락 추세를 보였습니다.
실제 2022년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의 전체 가계소비 대비 소비 점유율은 29.5%로, 소득 최하위층인 1분위(13.8%)의 2.1배로 나타났습니다. 확실히 코로나 19 확산 이전인 2018년 2.5배(1분위 12.5% 대 5분위 31.5%)보다 줄어든 모습입니다.
한은은 소득분위 간의 소비 격차 축소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5분위 가계의 비필수재 소비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종식된 2023년부터 5분위 가계의 비필수재 소비가 늘게 될 경우엔 소득분위 간 소비 격차가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추세 해석은 계속 지켜봐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부적으로 1분위의 의류·신발 소비가 2018년 6조 2098억 원에서 2022년 7조 1289억 원으로 1,296억 원 늘어나는 동안 5분위의 소비는 같은 기간 20조 2,871억 원에서 18조 9001억 원으로 1조 3,870억 원 줄었습니다.
여가비를 대표하는 오락·스포츠·문화 소비의 경우 1분위는 4년 만에 7조 3,056억 원에서 9조 496억 원으로 1조 7,440억 원 늘었습니다. 5분위는 37조 8,214억 원에서 35조 5,272억 원으로 2조 2942억 원 감소했습니다. 여기엔 국민지원금 등 코로나 기간의 복지 증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복지 증대에 따른 저소득층의 소득 개선이 비필수재 소비를 늘리며, 소득 격차와 더불어 일정 정도 소비 격차를 좁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상·하위 소득 분위 간의 소비 규모 자체가 워낙 차이를 보이면서 1분위는 늘어도 10조가 안됐고, 5분위는 줄어도 35조를 훌쩍 넘었습니다.
2020~2022년 1분위 가구의 소득 점유율은 5.5%, 5.6%, 6.8%로 커지는 양상을 이어갔습니다. 이 기간 5분위 점유율은 45.0%, 45.1%, 42.8%로 소폭 올랐다가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한은이 가계 소득 분위별 소득·소비·저축 통계인 가계분배계정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해 6월 공개할 예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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