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수단 항의' 라모스의 도발, 이승엽 감독도 사과했다…"야구 환경 달라 실수라 생각해주길"

김민경 기자 2024. 6. 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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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야구 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실수라 생각해 주시고, 다음부터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라모스는 7일 잠실 KIA전에서 7회말 공격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동으로 상대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구체적인 문제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4-5로 따라붙은 7회말 1사 1루 상황. KIA는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전상현으로 교체하면서 추격을 막아보려 하고 있었다. 라모스는 바뀐 투수 전상현에게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뺏으면서 1사 1, 3루로 연결했다. 양의지가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2사 1, 3루로 상황이 바뀌었지만, 다음 김재환 타석 때 전상현의 폭투로 3루주자 허경민이 득점해 5-5가 되고, 1루주자 라모스는 3루까지 가는 상황이 나왔다. KIA는 볼카운트 1-0에서 급히 최지민으로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문제는 3루에 있던 라모스가 마운드에 있는 최지민을 향해 불필요한 말과 행동을 계속했다. 흔히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를 자극할 때 주로 하는 행동과 말인데, 라모스는 굳이 3루에서 투수 최지민을 자극했다.

결국 KIA 야수들은 분을 참지 못했다. 라모스와 가장 가까이 있던 유격수 박찬호가 라모스에게 '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줬고, 최지민이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 교대에 들어간 순간. 김선빈을 비롯한 KIA 선수들은 일제히 라모스를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에게 야유를 하는 것은 이유가 어찌됐든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인 것은 분명하다.

KIA 선수들이 어필하면서 두산 선수단도 문제 상황을 인지했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산이 6-5로 끝내기 승리한 뒤 두산 주장 양석환은 KIA 주장 나성범에게 다가가 라모스의 잘못된 행동을 대신 사과했다. 박흥식 두산 수석코치 역시 KIA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라모스가 불필요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팀 동료들도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해 눈총을 산 적도 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상대팀이 도루 저지를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는 수비 위치를 잡았는데도 도루를 해서 상대팀을 자극하기도 했고,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분을 참지 못하고 경기 뒤 선수단이 일렬도 도열해 인사해야 할 때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아 뭇매를 맞기도 했다. 늘 그렇진 않으나 한번씩 이해할 수 없는 돌발 행동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할 때가 있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 KIA 타이거즈 최지민 ⓒ KIA 타이거즈

이 감독은 "라모스와 따로 이야기를 전혀 하진 않았다. 나도 경기가 끝나고 이야기를 들었다. 선수들이 다 (라모스에게) 이야기했고, 우리 수석코치한테 상대 팀 수석코치에게 가서 조금 사과를 해달라고 했더니 통화를 했다고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 일은 처음이라서. 우리도 몰랐다. 다음부터는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런 긴장된 상황에서는 상대팀을 자극하는 게 사실 좋은 게 아니다. 항상 프로는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앞으로 안 하도록, 다음부터는 다시는 하지 않도록 우리가 확실히 좀 주입을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인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번 이해해 주길 당부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문화가 다르고, 야구를 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 실수라고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2루수)-조수행(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김유성이다.

이 감독은 정수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상대가 좌투수기도 하고, (정)수빈이가 연장도 가면서 오래 뛰었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가면서 (김)재환이가 빠지냐 (조)수행이가 빠지냐 이런 걱정을 했다. 수행이가 지금 나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행이를 내보내면 수빈이는 휴식 겸 해서 뒤에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헨리 라모스는 이날 1번타자로 나선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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