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 KCC, 불리한 일정에 '가시밭길'
[두바이=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프로농구 챔피언 자격으로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무대에 나선 부산 KCC가 불리한 일정과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 속에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KCC는 9~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챔피언스리그 아시아'에 출전한다.
아시아 각국에서 챔피언에 오른 팀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일본 B리그 우승팀인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스, 중국 리그 우승팀 랴오닝 플라잉 레오파즈를 비롯해 8개 팀이 출전한다.
KBL 챔피언으로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KCC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일단 일정이 KCC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KCC는 지난달 5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후 한 달 동안 별도의 훈련 없이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기라고 해서 마냥 쉰 것은 아니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허웅을 비롯해 최준용, 송교창 등 주축 선수들은 우승 행사와 쇄도하는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전창진 KCC 감독과 코치진은 아시아쿼터 선수를 찾느라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필리핀에 다녀왔다.
KCC가 이번 대회를 위해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일이었다. 7일 밤 출국 전까지 단 5일 동안 손발을 맞춰봤다.
선수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지만 한 달 가까이 쉰 터라 컨디션이 최고조라고 보기는 힘들다.
반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다른 팀은 최근까지 리그 일정을 소화한 뒤 두바이로 온다.
KCC와 함께 B조에 속한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스는 5월 28일 우승을 결정지었다. 2023~2024 FIBA 서아시아 슈퍼리그(WASL)를 통해 출전권을 확보한 레바논의 알리야디 베이루트, 샤흐르다리 고르간은 이달 1일까지 리그를 치렀다.
체력적으로는 다소 힘들 수 있으나 실전 감각은 KCC보다 훨씬 나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다소 짧더라도 우승 전력이 그대로라면 사정이 조금 나을텐데 그렇지도 않다. 라건아와 알리제 드숀 존슨와의 계약이 만료된 KCC는 급히 외국인 선수 2명을 데려왔다.
KCC는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이 있는 알폰조 맥키니, 국내 프로농구에서 뛰었던 디온 탐슨과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잠시 영입한 것이다.
맥키니와 탐슨이 팀에 합류한 것은 4일이라 손발을 맞출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대회 운영도 썩 매끄럽지 않아 KCC의 고충을 키웠다.
대회 일정이 발표된 것은 KCC가 한창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던 5월초다. 그러나 참가 팀을 결정하는 리그가 최근에야 끝나면서 대회 개막을 엿새 앞둔 3일에야 조 편성 결과가 나왔다. 조별리그 일정은 4일에야 공개됐다.
이번 대회 참가 팀의 항공권을 FIBA 아시아와 조직위원회 쪽에서 마련했는데 항공권이 구단에 전달된 것은 이틀 전이었다.
조별리그 일정도 KCC에는 썩 달갑지 않다.
7일 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로 향한 선수단이 수속까지 마친 뒤 숙소에 도착한 것은 8일 새벽 5시께였다. 8일 두바이에 도착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선수단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현지시각으로 8일 오후 4시30분 팀 훈련을 하고, 당장 9일부터 경기를 치러야 한다. 9일 오후 3시30분에 샤흐르다리 고르간과 첫 경기를 하고 10일 같은 시간에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서 각 조 상위 2개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 팀을 가린다. 첫 2경기 승패가 조별리그 통과에 큰 영향을 주는데 하필 도착 다음 날부터 연전으로 치르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12일 모든 일정을 종료하더라도 KCC는 문제에 직면한다.
현재 KCC의 귀국 비행편은 17일로 잡혀있다. 그러나 12일에 일정이 끝날 경우 곧바로 귀국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KCC 관계자는 "조직위 쪽에서 항공권이 있으면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출국 항공권도 뒤늦게 받았는데, 귀국 일정 변수에 대해서도 확답을 주지 않으니 여러모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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