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놓친 양키스 상대로 7이닝 ‘KKKKKKK+무실점’ 역투, ‘4488억원’ 몸값 제대로 증명한 야마모토

윤은용 기자 2024. 6. 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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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8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아메리칸리그 최고 인기 구단과 내셔널리그 최고 인기 구단의 대결.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8연승을 질주하며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던 양키스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달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역투에 양키스 강타선이 녹아내렸다.

야마모토는 8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이날 다저스 타선 역시 좀처럼 터지지 않다가 간신히 연장 11회 결승점을 뽑아 2-1로 승리하는 바람에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야마모토의 역투가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만큼은 분명했다.

양키스는 야마모토와 시즌 전부터 ‘악연’이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야마모토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을 때, 양키스는 야마모토에 큰 관심을 보인 팀 중 하나였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수시로 일본을 드나들며 야마모토에게 환심을 사려 노력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3억 달러(약 4143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양키스가 아닌 다저스를 택했다. 자신의 우상 중 한 명인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로 온데다, 다저스가 제시한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488억원)의 투수 역대 최고 계약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뉴욕 | AP연합뉴스



이날 맞대결은 그로부터 처음 갖는 것이었다. 그리고 야마모토는 원정 경기였음에도 자신이 왜 그렇게 탐을 낼 수 밖에 없었던 투수인지 직접 증명했다.

야마모토는 1회말 2사 후 애런 저지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곧바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막아냈다. 야마모토는 2회말에도 키케 에르난데스의 실책과 트렌트 그리샴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호세 트레비노를 5구 만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야마모토는 ‘언터처블’이 됐다. 3회부터 7회까지 볼넷 2개만 내주고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양키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양키스가 자랑하는 저지-스탠튼 ‘쌍포’는 이날 야마모토를 상대로 도합 5타수1안타 1볼넷에 그쳤다.

이날 야마모토의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8.4마일(약 158.4㎞), 평균 97마일(약 156.1㎞)이 찍혀 이전 경기들과 비교하면 컨디션이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스플리터(17개), 슬라이더, 커브(이상 12개), 싱커(6개), 커터(3개) 등을 고루 섞어 던졌다. 야마모토의 평균자책점은 3.00까지 떨어졌다.

이런 역투에도 불구하고, 야마모토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 역시 양키스 마운드에 틀어막혔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이날 양키스 선발 코디 포팃(4.2이닝 무실점)을 필두로 빅터 곤살레스(0.2이닝), 마이틀 톤킨(1.2이닝), 케일럽 퍼거슨(1이닝), 클레이 홈스(1이닝)를 차례대로 투입해 9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결국 0-0으로 연장에 돌입한 경기는 11회에 갈렸다. 무사 2루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로 진행되는 연장에서, 다저스는 11회초 프레디 프리먼이 볼넷을 골라 1·2루를 만든 뒤 1사 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가 작렬하며 지긋지긋했던 0의 균형을 깼다. 양키스도 11회말 1사 2루에서 저지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 추격을 시작했지만 후속 타자들이 침묵을 지키며 고개를 숙였다.

연장 11회초 결승 2타점 2루타를 치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뉴욕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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