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가족 상봉케 했던 그 기술…“더 많은 장기실종 아동 가족에 도움 되겠다”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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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주름이나 색소 침착이 생기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특징을 포함하는 나이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DB)로부터 함수를 만들어서 누군가의 얼굴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지 계산하는 원리죠."
수년 전 나이 변환 기술로 38년 만에 가족 상봉을 가능케 했던 성과에 이어 더 많은 장기실종 가족들에게 선물을 제공하려면 기술의 고도화와 아울러 연령 정보가 포함된 얼굴 사진 데이터가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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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등 연령대별 특징 적용해 만 5세~80세 얼굴값 변화 추정
장기실종 아동의 가족 상봉 위해 적극 활용…더 많은 데이터 필요
“얼굴 주름이나 색소 침착이 생기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특징을 포함하는 나이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DB)로부터 함수를 만들어서 누군가의 얼굴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지 계산하는 원리죠.”
앞서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만난 김익재 AI(인공지능)·로봇연구소장은 “여러 연구를 거쳐 피부가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정의한 ‘나이 변환 함수’를 설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누군가의 나이를 10년 더 들어 보이게 하겠다고 한다면 함수에 따라 피부와 얼굴 형태가 어떻게 변할지 계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얼굴 나이 변환 기술’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속 얼굴 이미지를 나이에 맞게 변환할 수 있는 3D 몽타주 시스템 기술이다. 점과 흉터 등 고유 특성은 살리고 주름이나 피부 노화 같은 연령대별 특징을 적용해 만 5세부터 80세까지 얼굴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데, 사라진 후 수십 년 동안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장기실종 아동의 현재 모습 추정에 커다란 힘이 된다.
과학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사람이 만든 콘텐츠 데이터 세트에서 패턴과 관계를 AI가 학습하고, 학습한 패턴을 사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가 글을 쓰면 AI가 그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식이다.
김 소장도 이러한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나이변화에 따른 얼굴 변화 패턴을 AI가 학습하게 하고 연령별 얼굴 DB도 확충하면서, 입력된 과거 얼굴로부터 일정 시간 후의 미래 얼굴을 예측할 수 있다. 소량의 나이 정보가 포함된 DB로부터 나이변화 함수를 설계하는 방식에서 연령 정보가 포함된 대규모 얼굴 DB 구축으로 나아가 AI가 스스로 패턴을 찾게 진화했다는 얘기다. 기존 나이 변환 기술의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얼굴 사진으로부터 사실적인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수년 전 나이 변환 기술로 38년 만에 가족 상봉을 가능케 했던 성과에 이어 더 많은 장기실종 가족들에게 선물을 제공하려면 기술의 고도화와 아울러 연령 정보가 포함된 얼굴 사진 데이터가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한다. 나이변화를 학습할 수 있는 충분한 학습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1978년 당시 12세 나이로 실종된 A씨의 2016년 가족 상봉에 경찰은 3D 몽타주 시스템의 나이 변환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김 소장은 ‘장기실종 아동의 얼굴을 예측하는 기술에서 아쉬운 건 없나’라는 질문에 “학습 데이터를 더 많이 구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개인정보보호 강화로 연령 정보가 포함된 얼굴 사진을 많이 얻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하나로 실종된 아동의 현재를 추측할 수 있어서 경찰 수사에 동력을 불어넣지만 한계도 있다. 같은 인물이라도 직업 등 생활환경에 따라 피부색이나 얼굴 형태가 달라질 수 있고, 하다못해 사고 등의 변수로 모습이 바뀔 수도 있어서다. 김 소장은 “나이 변환 시 그런 인자를 반영하는 부분도 개선되어야 한다”며 “지금은 평균적인 환경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방식을 추정 중이고, 구체적인 환경 변수까지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대략적인 얼굴의 틀이나 눈매 등 변화 예측으로 현시점에서의 장기실종 아동 모습을 내다보는 데 김 소장의 기술 영향이 적잖은 점도 사실이다. 김 소장은 “더 많은 장기실종 아동의 가족에게 도움이 되도록 우리 기술이 활용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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