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펩시에 도전장"...미국인들 사로잡은 '올리팝'이 뭐길래

2024. 6. 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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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 시장에도 부는 ‘웰니스(Wellness)’ 열풍
건강한 탄산음료 찾는 수요 급증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 올리팝 폭발적 인기

[비즈니스 포커스-케이스 스터디]

사진: 올리팝(Olipop)


(사진: 올리팝(Olipop)

미국인의 탄산음료 사랑은 엄청나다. 탄산음료로 인한 과도한 설탕 섭취에 샌프란시스코·시애틀과 같은 일부 도시에선 소다세(Soda Tax)를 부과하고 있는 지경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탄산음료 시장 총 매출이 1490억 달러(약 204조85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중 올해 미국에서 발생할 매출만 510억 달러(약 70조1183억원) 규모로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특이한 점은 노년층이 콜라 등 기존 탄산음료를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탄산음료를 찾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려는 ‘웰니스(Wellness)’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외적 아름다움을 넘어 내면에서부터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천연 성분과 영양소 섭취를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소화 촉진, 면역 증진 등 기존 음료에 특정 기능을 추가해 본연의 맛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웰니스 수요를 충족시키는 기능성 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작년 6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능성 음료 시장은 2022년 500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해 620억 달러(약 85조241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파른 성장세 ‘올리팝’…비결은

장 운동 촉진을 통해 소화를 돕는 유산균인 프리바이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첨가한 탄산 제품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 ‘올리팝(Olipop)’이 대표적이다. 미국 타임지는 올리팝을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지난 4월 선정했다. 타임은 올리팝에 대해 “건강한 대체 탄산음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리팝은 코카콜라, 펩시 등 전통적인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음료는 캔당 9g의 섬유질, 프리바이오틱스 그리고 설탕 함량 2~5g의 저칼로리를 내세웠다. 벤 굿윈 CEO에 따르면 올리팝은 미국 배우 민디 칼링, 유명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 전 펩시 CEO 인드라 누이 등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심지어 코카콜라도 올리팝에 관심을 표했다. 올해 매출은 바비 컬래버레이션(피치 앤 크림 맛)을 진행하는 등 사업 확장에 힘입어 4억 달러(약 5499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올리팝 창업자인 벤 굿윈은 약 4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당뇨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 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만성 소화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해당 제품을 만들었다. 미국인들에게 접근성이 뛰어난 탄산음료에 장 운동에 좋은 유산균 프리바이오틱스를 넣었다. 이는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고 평가받는다. 또 독창적인 외관 디자인과 함께 체리 바닐라, 바나나 크림, 빈티지 콜라 등 16가지의 다양한 맛으로 젊은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리팝은 틱톡을 활용해 Z세대를 공략했다. 2022년 당시 86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토커 세라 크레인을 모델로 고용해 홍보하게 했다. 또 약 4만 명 팔로워를 보유한 다이아나 론디를 파트타임으로 고용해 계정을 공동 운영하게끔 했다. 올리팝은 두 틱토커가 6개월 만에 브랜드 팔로워를 1000명에서 3만4000명으로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리팝은 2017년에 출시한 이후 지난해 창립 6년 만에 2억 달러(약 2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일각에선 물가상승을 배경으로 매출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집에서 먹는 식료품 물가지수(1982~84년=100)는 2019년 7월 240.988에서 코로나19 이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 지난 1월 305.788의 최고치를 보였다.

굿윈 CEO는 지난해 CNBC에 “지금 내 관심은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올리팝을 판매하고 있는 매장 수는 2만5000개로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여기 미국에서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해외에 진출하지 못했다”며 “초기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 시장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건강 증진에 도움되지만” 과다 섭취 유의  

올리팝과 비슷한 포피(Poppi), 바이브 오가닉(Vive Organic) 등 이른바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는 비슷한 마케팅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수조 개의 미생물에게 먹이를 줌으로써 섬유소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올리팝 과학자문위원회 회원이자 미네소타대 조앤 슬라빈 식품과학 및 영양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탄산음료의 섬유질 함량만으로 충분히 마실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가 한 가지 점에선 옳게 말했다”며 “장내 미생물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장내 미생물이 좋아하는 섬유질을 공급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양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해당 영양소를 (탄산음료로) 충분히 섭취할 순 없다”고 전했다.

스탠퍼드대 저스틴 소넨버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건강이나 질병 등 생물학에서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은 장내 미생물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올리팝의 경우 치커리 뿌리에서 추출한 섬유질의 일종인 이눌린을 첨가하고 있다. 이눌린은 프리바이오틱스로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소넨버 교수는 “(음료에 프리바이오틱스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공적으로 섬유질을 첨가한 음료가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섬유질을 대체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식품에 인공적으로 넣는 정제 섬유질은 다른 식품에서 자연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섬유질과 비교해 훨씬 단순한 구조다. 섬유질 구조가 단순할수록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곳 근처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의해 더 빨리 발효된다. 정제된 섬유질은 대장 밑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이눌린의 경우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소넨버 교수는 지난해 이눌린 보충제를 저용량으로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을 늘릴 수 있으나 고용량으로 먹으면 건강한 성인의 경우 염증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인공음료보다는 다양한 식물성 식품으로 섬유질을 섭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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