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조선인 살해 후 고래고기로 위장했다…‘밀리환초 사건’의 실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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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당시 마셜제도에서 일본군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2명을 살해하고 인육을 '고래고기'로 둔갑해 먹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을 연구해온 일본인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内康人)씨는 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밀리환초에 끌려간 조선인 55명이 학살 당한 '밀리환초 사건'의 실체를 밝혔다.
밀리환초 사건은 태평양전쟁 말기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밀리환초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이 일본군의 잔혹 행위에 집단으로 저항했다가 학살당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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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당시 마셜제도에서 일본군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2명을 살해하고 인육을 ‘고래고기’로 둔갑해 먹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을 연구해온 일본인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内康人)씨는 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밀리환초에 끌려간 조선인 55명이 학살 당한 ‘밀리환초 사건’의 실체를 밝혔다.
다케우치씨는 이날 일본은 1942년 초 부산항에서 조선인 2400명을 해군 군속 신분으로 배에 싣고 출발해 전남에서 동원된 800명은 밀리환초에, 나머지 1600명은 다른 섬에 내려줬다. 조선인 군속은 일본군이 고용한 노무자를 말한다. 밀리환초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밀리섬 3개의 비행장 활주로와 탄약고, 격납고, 통신소, 지하호 등 군사시설 구축에 동원됐다.
크고 작은 100여개 섬이 가늘고 둥근 띠 모양을 이루고 있는 밀리환초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최전방 요충지였다. 원주민 500여명이 살던 섬에 일본군과 징용 조선인이 몰려오면서 1944년 초 거주 인원은 5300여명을 넘어 포화 상태가 됐다.
밀리환초 사건은 미군 공격으로 1944년 6월 이후 식량 보급이 끊겼다. 칠본섬에는 당시 일본인 감시병 11명과 조선인 180명이 거주했다. 결국 이 섬에 갇힌 채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 일본군과 조선인 군속은 채집 등으로 연명을 했다.
분노에 찬 조선인 군속들의 저항과 탈출이 시작됐다. 조선인들은 감시 목적으로 파견된 일본군에게 돌과 곡괭이를 휘두르며 저항하면서 일본군 7명을 죽이고 다른 섬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은 조선인 55명을 처참하게 학살했다. 학살된 조선인 55명은 담양 출신 25명을 포함해 모두 전남이 본적지로 확인됐다. 탈출에 성공한 조선인 군속은 “일본군의 저항 개시일은 2월 28일로 3·1절 하루 전날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일본은 저항한 날을 3월18로, 사망한 조선인 군속을 전사가 아닌 반란에 의한 총살로 기록했다. 미군도 3월 18일 68명을 구출했다고 기록했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 밀리환초에 강제 동원됐다가 극심한 기아와 강제노동, 미군 공습, 일본군의 탄압 등으로 숨진 조선인은 218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정부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밀리환초 강제동원 피해를 신고한 건수는 315건이다. 정부 조사를 통해 밀리환초 학살 피해자의 성(姓)과 출신 군(郡)이 일부 밝혀졌다.
다케우치씨를 초청한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밀리환초 강제 동원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피해자 또는 유족을 찾고있다. 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은 “조선인 군속이 집단으로 저항하고 탈출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이라며 “밀리화초 학살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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