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PICK!] 지금 뜨는 베트남 여행지는 어디?
오롯이 휴양을 하고 싶다면 ‘달랏’
역사기행을 떠나고 싶다면 ‘미썬’
자연의 수수함을 찾는다면 ‘박하’
‘점점 가까워지는 나라’
바로 베트남 이야기다. 베트남은 비행시간이 길지 않고 물가도 저렴하다. 한류 열풍이 여전해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도 우호적이다. 이런 이유로 단기 여행은 물론 한달 이상 장기 체류를 위해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자 역시 최근 1년새 여행과 취재를 목적으로 여러 차례 베트남을 찾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방문하고 싶은 나라의 문화와 역사, 현지 분위기, 생활상 등을 미리 공부해두면 여행의 깊이가 달라질 터! 2024년 달력을 보며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도전! 베트남 한달살이 A to Z’를 연재한다.
베트남 지도를 한번 펼쳐볼까. 영토가 세로로 길게 뻗어 있음을 대번 알아챌 수 있다. 왼쪽으로는 라오스·태국·캄보디아 같은 인도차이나반도 국가가 자리한 내륙과 인접해 있고, 오른쪽으로는 드넓은 남중국해가 맞닿아 있다 . 같은 베트남이라도 남북이냐 동서냐에 따라 여행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곳으로 장기 체류나 단기 여행을 계획한다면 먼저 위도를 기준으로 남부·중부·북부로 나눠 갈 곳을 정해보자. 그런 다음 세부적으로 체류나 여행의 목적에 맞는 도시를 찾아보자. 지역과 목적에 따른 ‘지금 뜨는 베트남 여행지’를 소개한다.
◆베트남의 느린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달랏’=모든 베트남 지역이 무덥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해발이 높은 지대는 선선한 기후를 보인다. 유독 무더위에 약한 이들이라면 남부 내륙에 있는 달랏을 추천한다.
해발 1500m 고원지대로 ‘피서’를 할 수 있는 달랏은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1900년대 초 호텔이 들어서며 베트남을 대표하는 휴양지로 거듭났다. 프랑스인이 사랑한 지역답게 지금도 유럽풍 건물과 호텔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평균 기온은 18~25℃ 정도고, 한여름에도 30℃를 넘지 않는다.
‘봄의 향기’라는 별칭이 붙은 인공호수 ‘쓰언흐엉’, 현지인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달랏 시장’, 레일바이크로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는 ‘다딴라 폭포’,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철학이 담긴 ‘크레이지하우스’가 대표 명소다.
베트남 남부로 여행 방향을 정했다면 냐짱(나트랑)도 좋은 선택지다. 베트남 최대 해변 휴양지로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하늘과 맞닿은 물마루, 곳곳을 수놓은 야자수만 눈에 담아도 번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대형 리조트들이 들어섰다. 풀빌라와 함께 레스토랑, 마사지숍, 카페, 스파 시설이 모두 모여 있어 리조트 안에서 망중한을 만끽하기 더없이 좋다.
중부로 눈을 돌려볼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한갓진 곳을 찾는다면 유명한 관광지 다낭에서 30여㎞ 떨어진 호이안이 제격이다. 투본강을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과거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곳으로 다양한 문화가 서로 만나 새로운 문화를 꽃피웠다. 이곳이 베트남일까 싶을 정도로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굉음은 간데없다. ‘올드타운’을 걸으며 고가옥이나 박물관, 중국 상인이 세운 여러 향우회관을 차분하게 구경하면 된다.
동양의 식문화가 자웅을 겨루는 이곳에는 향토 음식도 다채롭다. 일본 우동의 영향을 받은 ‘까오러우’, 베트남식 완탕인 ‘호안탄’, 중국 만두와 비슷한 ‘반바오반박’이 미식가의 침샘을 자극한다.
◆베트남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다면 ‘미썬’=우리나라에 고대 문화유적이 즐비한 경주가 있다면 베트남 중부엔 미썬이 있다. 참파왕국의 종교 성지로서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군락지로 평가받는다. 사암 등으로 세운 붉은색 외벽의 힌두사원은 마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연상케 한다.
베트남을 최초로 통일한 응우옌 왕조(1802~1945년)가 수도로 삼았던 후에도 역사기행을 떠나기 좋다. 성벽과 해자에 둘러싸인 구시가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고, 구시가지 거리 사이사이엔 옛 왕궁이 이방인을 반긴다.
구시가를 편하게 즐기려면 ‘황제릉 투어’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시가→바오꿕사원→뜨히에우 사원→뜨득 황제릉→동칸 황제릉→민망 황제릉→카이딘 황제릉 등을 둘러보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베트남과 한국은 분단국가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남부 베트남과 북부 베트남이 치열하게 전쟁을 벌였던 ‘동하’도 베트남의 역사를 톺아보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중부전선의 최대 격전지 햄버거힐, 빈목터널, 케산 등이 산재해 있다.
동하의 비무장지대(DMZ)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탓에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후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1인당 3만원 내외 비용이 든다. 록파일→다끄롱다리→케산→히엔르엉다리→족미에우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추천할 만하다.
◆화장 벗긴 베트남의 수수함을 발견하고 싶다면 ‘박하’=자고로 여행의 묘미는 유명 관광지에 있지 않다. 날것 그대로인 현지인의 생활상을 들여다본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인 박하와 싸파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인구 7000여명에 불과하고 관광기반도 취약하니 ‘적당한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수도 하노이에선 북서쪽으로 350㎞, 라오까이에선 동쪽으로 63㎞ 떨어져 있다. 공항이나 역이 따로 없어 라오까이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
박하는 그야말로 ‘일요시장’ 때문에 간다. 각양각색 산악 민족들이 모여 화려한 전통복장을 뽐낸다. 이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물건을 거래하고, 여행객들은 생경한 풍광에 매료돼 연신 셔터를 누른다. 독특한 문양으로 한땀 한땀 수를 놓은 수공예품이 관광객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340㎞가량 떨어진 싸파 역시 고산지대로 박하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마을 규모가 좀더 크고, 프랑스 식민지 시절 휴양지로 개발돼 관광 인프라가 꽤 탄탄하다. 싸파의 볼거리는 ‘자연 그대로’다. 깟깟, 따핀, 따반 같은 마을을 다니며 깊은 계곡을 따라 형성된 다랑논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위안과 평안을 느낄 수 있다.
식민지 시절 지어진 싸파 가톨릭 교회, 전통 무용을 감상할 수 있는 함종산, 해발 3100m가 넘는 판시판 정상으로 안내하는 ‘판시판 케이블카’도 꼭 타봐야 한다.
인도차이나의 젖줄 ‘메콩강’ 의 생명력을 접해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그렇다면 베트남 남단의 미토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미토 앞으로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메콩강의 본류가 지난다. 대도시인 호찌민과도 접근성이 좋아 여행 일정을 짜기에 좋다.
미토는 풍요로운 강 하구라 그런지 물산이 넘쳐난다. 미토 인근의 섬 곳곳에선 열대과일과 코코넛 농장이 목가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시장엔 생선과 건어물이 가득 쌓여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미토엔 진미가 가득하다. 면발이 투명하고 쫄깃한 쌀국수 ‘후띠에우’, 생선튀김 요리인 ‘까 따이뜨엉 찌엔 쑤’가 식욕을 돋운다.
도움말=프렌즈 베트남(안진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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