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로 간 전성현 "유기상과 주전 경쟁은 당연…난 자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최고 슈터 전성현이 새로운 둥지 창원 LG에서 '신인왕' 유기상과 주전 경쟁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4일 LG에 입단한 전성현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느 팀을 가든 경쟁은 당연하다. (확고한) 주전이라는 건 없다"며 "프로의 세계는 실력으로 증명한 자가 기회를 잡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기상과 경쟁이) 내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나는 자신 있고, 지금 자신감이 넘친다"며 "시즌이 시작하면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현은 프로 통산 3점 성공률이 38.5%에 육박하는 외곽슛의 달인이다.
2022-2023시즌 고양 캐롯에서 평균 17.6점을 기록하며 프로농구 최고 슈터 자리로 올라섰다. 이 시즌 171개의 3점을 적중했다.
프로농구 최초 한 시즌 200개 성공이 예상될 정도로 무섭게 3점을 꽂아 넣었으나 시즌 도중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신체 기관에 이상이 생기고, 허리까지 다쳐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
부상 여파가 이어진 2023-2024시즌 평균 득점이 11.8점으로 뚝 떨어진 전성현은 지난 4일 이재도와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슈터라지만 LG에서는 전성현도 주전 자리를 확신할 수 없다. 2023-2024시즌 신인상 수상자 유기상이 있어서다.
전성현보다 9살 어린 유기상은 데뷔 시즌 3점 성공률 42.4% 기록하며 새로운 슈터로 떠올랐다. 수비를 중시하는 조상현 감독 지도 아래 막강한 대인 수비력도 뽐냈다.
유기상의 활약을 지켜본 안준호 감독은 국가대표팀에도 그를 발탁했다.
전성현처럼 원주 DB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공격형 포인트가드 두경민과 합을 맞추려면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더 좋은 유기상이 주전으로 낙점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LG에서 반등하고자 하는 전성현의 의지가 뜨겁다.
전성현은 "지난 시즌은 개인적으로 최악의 시즌이었다. 신인 시절과 비교해봐도 그때는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배운 게 많았는데, 지난 시즌에는 농구 측면에서 그런 게 없었다"며 "잃은 게 많았던 시간인 만큼 올 시즌에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며 "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팀의 우승과 나의 명예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전성현은 최근 두 시즌 간 발목을 잡았던 부상을 털어냈다고 한다.
그는 "허리는 걱정할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는 않다. 이제 괜찮다고 봐야 한다"며 "사실 그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걱정이다. 그건 다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새로운 '3점 군단'으로 기대받는 LG의 선봉에 설 생각에 설렌다고 한다.
몇 시즌 간 이어진 이재도-이관희 체제를 끝낸 LG는 두경민, 전성현뿐 아니라 허일영, 장민국, 필리핀 선수 칼 타마요를 동시에 영입했다.
전성현과 유기상이 슈터진을 이룬 가운데 두경민도 통산 3점 성공률이 37.6%로 준수하다. 베테랑 슈터 허일영도 통산 성공률(40.1%)은 40%를 넘는다.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하는 타마요도 정확한 외곽포가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일본프로농구 류큐 골든 킹스에서 3점 성공률 40.7%를 기록했다.
전성현은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다. '조커'라고 불리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들이 보통 한 팀에 하나뿐인데, LG에는 정말 많다"며 "내가 안 터져도 허일영 형, 장민국 형이 있다. 전부 안 터지면 (유)기상이가 있고, (두)경민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가닥하는 선수들이 모였다. 다들 한 방씩 넣어줄 수 있다'며 "경기를 풀어가는 게 굉장히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경민 역시 전성현과 이룰 조합에 기대가 크다. 그는 "나도 인정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슈터가 전성현"이라며 "잘 만들어주면 잘 넣는 선수가 바로 전성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로라하는 슈터들이 모였다. 선수 구성이 매우 좋다"며 "LG가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이런 선택을 한 거라고 봐야 한다"고 새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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