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서 상주 살렸는데 사례는 한사코 거부” 이 여성, 알고 보니

이혜진 기자 2024. 6. 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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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행정국 인력개발과 건강팀 이영옥 사무관. /연합뉴스

“생명을 지키는 자리에 항상 간호사가 있습니다.” 간호사 출신의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이 장례식장에서 갑작스럽게 온몸이 경직되며 숨을 쉬지 못해 의식을 잃은 상주의 생명을 구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사연은 시 홈페이지 내 ‘칭찬합니다’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상주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상주는 몸에 경련이 오고 근육이 경직되며 숨을 쉬지 못했다. 목격자들이 119에 신고하고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지만 상주의 얼굴과 손이 이미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때 한 여성이 뛰어들어와 ‘간호사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상주의 셔츠 단추를 풀고 다리를 세우라고 지시했다. 이 여성은 119 상황실과 영상 통화를 통해 상주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는데, 동시에 심폐소생술 하던 위치도 제대로 조정하고, 상주를 꼬집어서 반응도 살피는 등 세세한 대응 조치를 차분히 진행했다고 한다.

다행히 상주는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고 119 대원들이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덕분에 상주는 현재 의식이 돌아와 말도 할 수 있게 됐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감사한 마음에 사례라도 하고 싶어 연락처를 여쭸으나 한사코 거절하셨다”라며 “서울시청에 근무하신다는 말씀을 기억하고 여기에라도 감사의 말씀을 올려본다. 간호사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했다.

주인공은 서울시 행정국 인력개발과 건강팀에 근무하는 이영옥 사무관이었다. 이 씨는 서울시립병원과 자치구 보건소 등지에서 근무한 30년 경력의 간호사로, 올해 1월부터는 시 건강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씨는 “크게 티는 안 날지언정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자리에 항상 간호사가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같은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씨는 간호사답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식을 잃었을 땐 늦어도 6분 이내에는 호흡이 돌아와야 소생 가능성이 있다”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많은 분이 심폐소생술을 익히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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