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재의 유로스텝] 보스턴은 어떻게 돈치치를 '1어시스트'로 막아냈을까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굴욕적인 패배였다. 기세가 오른 댈러스 매버릭스가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가장 적은 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댈러스는 7일(한국시간) 보스턴 셀틱스와 2024 NBA 파이널 1차전 원정경기서 89-107로 패배했다. 돈치치가 30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어시스트는 단 1개였다. 플레이오프에서 1어시스트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댈러스 특유의 스페이싱과 돌파 이후 킥아웃 흐름이 나오지 않은 이유다.
돈치치는 스스로 득점을 만드는 걸 잘하지만 동료를 살려주는 데 특화된 선수다. 동료들이 함께 살아날 때 댈러스의 스페이싱 농구가 완성된다. 그러나 이날 보스턴의 조 마줄라 감독은 완벽하게 돈치치 파생 효과를 저지했다.
◆ 코너는 내주지 않는다 = 스테이 홈(Stay Home)
보스턴은 정규 시즌 코너 3점슛 허용 개수가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단 2.7개를 내줬고, 3점슛 허용률도 리그 1위였다. 코너 수비가 아주 철저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플레이오프 들어 1.4개와 허용률 23.7%로 더 견고해졌다.
이에 반해 댈러스는 코너를 가장 잘 활용하는 팀이다. 정규 시즌 코너 3점슛 시도 1위(11.3개)를 기록했고, 플레이오프도 2위(11.2개)로 비중이 크다. 돈치치의 패스로 외곽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보스턴은 2대2 상황에서 2명의 수비수가 2대2 게임을 막는다. 추가적인 도움 수비수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따라서 나머지 선수들은 코너에 붙어서 도움 수비 대신 코너 슈터들을 막는 데 더 신경 쓴다. 자연스럽게 3점슛을 틀어 묶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수비가 좋은 선수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가능한 수비다. 즈루 할러데이, 데릭 화이트, 제일런 브라운, 제이슨 테이텀 등 모두 대인 방어가 훌륭하다. 굳이 도움 수비를 안 가도 어느 정도 버티고 상대 야투를 억제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돈치치의 패싱 게임도 줄어들었다. 파이널 전까지 돈치치는 돌파시 패스 비중이 44.0%였다. 여기서 총 49어시스트가 기록됐다. 1차전에서는 패스 비중이 36.4%였고, 어시스트는 없었다.
도움 수비를 끌어내고 빈틈을 찾는 게 돈치치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보스턴이 이에 응하지 않으니 빅맨과 앨리웁 플레이, 킥아웃 패스가 전멸하고 말았다.
◆ 스위치 디펜스로 빈틈을 주지 않았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돈치치에게 가장 많이 볼 스크린을 걸어준 선수는 대니얼 개포드와 데릭 라이블리 2세다. 센터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는 뜻이다. 여기서 센터를 만나 미스매치를 공략하거나 스크린을 건 빅맨들의 롤링으로 골밑 득점을 노렸다.
효율이 상당했다. 두 선수가 스크린을 걸었을 때 포제션당 득점(Points Per Possession)은 1.15점으로 다른 선수가 스크린을 걸었을 때(1.08점)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위협적이었다.
보스턴은 다르다. 제이슨 테이텀은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센터를 수비하고 있다. 알 호포드는 슈팅이 비교적 떨어지는 선수를 막는다. 돈치치가 센터와 2대2 게임을 펼치면 테이텀이 스위치로 대응하기 때문에 쉽게 빈틈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호포드나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의 느린 발을 공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호포드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미스매치에 대한 약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블록을 터뜨리는 등 수비에서 건재함을 보였다.
NBA.com에 따르면 호포드는 1차전서 돈치치를 메인 수비수로 1분 18초 동안 수비했다. 이때 단 2점 FG 1/8만 내줬다. 돈치치의 야투를 확실하게 틀어묶었다는 이야기다.
상대의 스위치 대응에 돈치치와 카이리 어빙은 일대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서 연계 플레이는 더욱 줄어들었다. 결국 터프슛으로 야투 난조에 시달리고 말았다.
◆ 포르징기스 헌팅은 프리 스위치로 대응한다
돈치치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은 '매치업 헌팅'이다. 수비가 비교적 떨어지는 선수를 골라서 공략하는 전략이다. 사이즈가 작거나 발이 느린 센터를 주로 공략한다. 돈치치 입장에서 호포드나 포르징기스를 원한다.
호포드는 스위치 디펜스로 대응했다. 여기서 일대일 수비로 잘 버텨냈다. 포르징기스는 드롭백 수비를 펼쳤다. 뒤로 조금 물러나서 골밑을 지키고 미드레인지와 3점을 내주는 수비를 펼쳤다.
이때 돈치치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스크린을 받고 직접 득점, 혹은 스크리너 활용이다. 직접 득점은 잘 됐다. 스크리너 활용은 아쉬웠다. 스크린 이후 롤링하는 선수들이 포르징기스에 번번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날 포르징기스는 림 근처서 야투 7개를 수비했는데, 단 2개(28.6%)만 내줬다.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했다.
골밑 득점이 어렵다면 외곽을 노릴 수 있다. 드롭백 수비의 카운터는 픽앤팝이다. 그러나 45도와 탑에서 3점을 던지는 건 PJ 워싱턴 주니어와 데릭 존스 주니어의 플레이는 아니다. 두 선수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콘퍼런스 파이널까지 던진 3점슛 중 73%가 코너에서 적중했다. 특히 워싱턴은 플레이오프 동안 픽앤팝 상황에서 3점슛 성공률 14%에 그칠 정도로 연계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어떻게든 돈치치는 포르징기스를 만나려고 했다. 이때도 보스턴의 대응이 훌륭했다. 바로 프리 스위치(Pre Switch)였다. 말 그대로 미리 스위치를 하면서 돈치치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자 했다.
데릭 화이트 앞에 있는 돈치치가 라이블리를 스크리너로 부른다. 포르징기스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때 포르징기스가 손짓으로 스위치 하자고 이야기한다. 페이튼 프리차드가 바로 뛰쳐나간다. 프리 스위치로 대응한 것이다.
외곽에 있는 라이블리는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프리차드는 라이블리를 내버려두고 돈치치에게 강하게 압박한다. 포르징기스는 동시에 45도에 있는 존스 주니어와 매치업이 된다. 순식간에 수비 빈틈을 없앴다.
돈치치가 상대의 더블팀에 막히자 라이블리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패스를 받으려고 한다. 이때 왼쪽 코너에 있는 할러데이가 내려와 라이블리의 동선을 체크한다. 동시에 프리차드와 화이트가 수비에 성공하며 돈치치에게 턴오버를 유도했다.
◆ 더 많은 볼 흐름이 필요하다
강한 일대일과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는 팀을 상대할 때 딜레마는 일대일 공격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빈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드리블을 치는 횟수가 늘어난다.
제이슨 키드 감독도 이를 꼬집었다. "더 많이 공을 돌려야 한다. 공이 정체되어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카이리 어빙도 "공을 더 돌려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페이스를 올리고 쉬운 슛 기회를 잡는 것으로부터 우리 팀의 반격은 시작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보스턴은 1차전처럼 타이트한 수비로 댈러스의 볼 흐름을 무너뜨릴 전망이다. 마줄라 감독은 "훌륭한 개인 수비로 막았다. 댈러스는 놀라운 득점력을 지닌 팀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가해야 한다. 1대1 수비에 자신감을 갖고 댈러스를 막아야 한다"라고 내다봤다.
댈러스는 그동안 플레이오프에서 패배 이후 다음 경기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실제로 댈러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연패가 없었다. 댈러스가 2차전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돈치치의 득점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개수도 2차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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