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집단 휴진’ 선포… 의료계 전반에 확산하나 [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을 예고하면서 의료계 집단 휴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협은 이날 4일부터 이날 자정까지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도 발표한다. 의협은 투표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하루만인 5일 40%를 넘어선 뒤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쯤에는 50%를 넘어섰다. 투표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찬성표가 압도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율 과반 ‘명분’ 확보한 의협 “최대 규모 투쟁”
투표율이 과반을 넘어서면서 의협도 ‘의료계 대표성’이라는 명분을 확보했다고 판단, 투쟁 선포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서울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선언도 힘을 실었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이 속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17일부터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의협은 이번 범의료계 투쟁이 ‘의료계 투쟁역사에서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한뜻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결행하는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의협 회원의 대부분인 개원의나 봉직의들이 실제 파업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개원의들이 많은 한 의사 커뮤니티에는 이번 투표에서 ‘의협의 강경한 투쟁 지지’에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단체행동 참여 여부’에는 반대했다는 글들이 많다. 일부 개원의는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해 동네 민심을 잃을 수 있는 점, 매출 등의 악영향을 미치는 점과 개원의의 파업이 큰 효과가 없다는 점 등을 들며 파업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있었다. 또 “개원의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보다도 일해서 번 돈을 투쟁에 지원하는 게 낫다”는 식의 의견들도 많았다.
다만 서울의대 교수들의 휴진 선포에 이어 의협까지 단체행동에 나선다면 전국 주요 상급종합병원 등 전반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17일부터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돼 국민과 환자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의대 및 서울대병원 교수님들은 환자의 곁을 지켜주실 것이라 생각하며,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가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함께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이미 발표한 전공의 복귀 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의협의 총파업 추진에 대해서도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9일 오후 1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의협의 선포식보다 30분 빠른 시간이다. 브리핑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배석할 예정이다. 브리핑에는 의료개혁 및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한 대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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