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 대통령 되겠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가상 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9일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이 행사에 참석한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가 ‘가상 화폐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이를 규제하려고 시도하는 민주당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주(駐)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낸 벤처 사업가 트레버 트레이나는 “트럼프가 가상 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미트 딜런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가 가상 화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상 화폐 산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이달 초 뉴욕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장·기술 친화적인 면모를 부각시켜 민주당 ‘텃밭’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행사가 열린 샌프란시스코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이자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최근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상 화폐 기업들은 유력 정치인에게 영향을 행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백악관은 가상 화폐 관련 기업의 무허가 자금 전송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규제를 발표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고성능 컴퓨터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가상 화폐 ‘채굴’(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화폐 생성) 금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내놨다. 규제 강화의 이유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가상 화폐 시장의 혼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탄소, 적성국이나 해커 집단이 가상 화폐를 제재 우회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 등이 꼽힌다.
벤처 투자가인 데이비드 색스와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색스의 저택에서 주최한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 트럼프는 1200만달러(약 165억7000만원)를 모금하는 성과를 올렸다. 행사엔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경영진과 유명 투자가인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를 비롯한 가상 화폐 분야 유력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지난 3일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47%로 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46%)에게 1%포인트 앞섰다. 유죄 평결 이전인 4~5월 같은 조사에서 3%포인트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지지율 격차가 소폭 줄었지만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긴 어려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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