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드럼의 아쉬움을 날린 또 다른 스위치히터, 심상치 않은 ‘타점 먹방’···가르시아-이대호, 그 다음은 레이예스?
롯데가 오랜만에 팀 공격력에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찾은 느낌이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가 심상치 않은 ‘타점 먹방’을 선보이고 있다.
레이예스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와 홈경기에 4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2안타 4타점 2볼넷의 맹활약으로 팀의 11-7 승리를 이끌었다.
0-2로 뒤진 1회말 1사 1·2루에서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레이예스는 2회말과 4회말에는 모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그러다 팀이 8-7로 추격당한 6회말 다시 방망이에 불을 붙였다. 윤동희의 볼넷과 상대 실책, 그리고 손호영의 몸맞는공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10-7로 차이를 벌렸다. 그리고 8회말 1사 3루에서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쳐 쐐기점을 뽑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뛴 레이예스는 스위치히터로, 지난해 트리플A에서 타율 0.279 20홈런 8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롯데는 지난해 니코 구드럼이라는 또 한 명의 스위치히터를 영입했다가 큰 실망감을 느낀 아픈 기억이 있다. 구드럼은 타율 0.295, 출루율 0.373을 기록하긴 했으나, 기대했던 홈런은 단 한 개도 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김태형 감독이 장타력이 있는 외국인 타자를 원했고, 이에 롯데가 95만 달러(약 13억원)에 레이예스를 영입했다.
레이예스가 온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롯데 팬들 대부분이 또 스위치히터를 데려왔냐는 불만을 드러냈다. 그만큼 구드럼에게 실망한 것이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하고 난 뒤, 그런 불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3월 7경기에서 1홈런 3타점에 그쳤으나 타율은 0.393으로 뛰어났던 레이예스는 4월에도 타율 0.333에 홈런 3개와 16타점을 쏟아내며 본격적인 ‘타점 먹방’에 돌입했다. 5월에는 타율이 0.302로 페이스가 조금 처지는 듯 했으나 무려 27타점을 쓸어담으며 월간 타점 1위에 올랐다. 그리고 6월 6경기에서 타율 0.391, 6타점으로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 52타점의 레이예스는 강백호(KT·55타점), 최정(SSG·54타점)에 이어 타점 3위에 올라있다. 타율 0.339(6위)에 비해 0.485에 그치는 장타율은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기준으로 세웠던 ‘20홈런’은 충분히 달성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롯데 선수가 타점왕에 오른 것은 딱 3차례 밖에 없다. 2008년 카림 가르시아(111타점), 그리고 2006년(88타점)과 2010년(133타점) 이대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가르시아 이후로는 외국인 타자 농사가 썩 좋지 않았던 롯데에, 오랜만에 나타난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레이예스가 팀 역대 3번째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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