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주목 초선 22人] 제약·바이오 업계 신화 최수진 의원

이현준 기자 2024. 6. 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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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년 동안 대한민국 미래 40년 먹거리 준비하겠다”
최수진(56) 의원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화적 인물이다. 경희대 화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취득한 그는 1995년 대웅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코엔자임 Q10(코큐텐)' 개발·보급, '우루사' 원료 개발 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결과는 초고속 승진. 2010년 42세의 나이에 대웅제약 생명과학연구소 의약연구소 소장(상무)에 올랐다. 제약업계 최초 여성 임원이다.

탄탄대로의 삶이 기다렸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정부의 바이오산업 기틀을 닦아보자는 생각에 중앙정부로 자리를 옮겼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 R&D전략기획단 신산업MD를 지냈다. 다시 산업계로 돌아와 2018년 OCI 바이오사업부 부사장, 2021년 바이오 벤처기업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한국공학대학교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특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던 그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계에 입문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서 비례대표 3번으로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항상 부족하던 '3%' 채울 수 있는 사람"

최수진 의원은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정치해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던 내가 국회의원이 됐다는 게 참 기적 같은 일"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국민의힘이 '민간 헤드헌터'까지 동원해 최 의원을 찾아냈고, 인재영입위원이던 조정훈 의원의 적극적 권유에 정치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생업이 더 중요한 사람이었다. 회사를 다니며 하는 일, 그것을 통해 받는 월급이 너무 소중했다. 한창 일하던 때였다면 정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침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던 때에 정계 입문 권유가 왔다. 때가 잘 맞았다 싶다."

정계 입문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그간 업계에서 겪었던 문제점들이 하나둘 생각났다. 이루고자 했던 혁신이 제도·규제에 의해 좌절되던 순간이 머리를 스쳤다.

"기업에서 추진하던 일들이 결국 제도·규제에서 막히던 게 떠올랐다. '정치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선수가 아니라 감독으로 뛰어보고 싶은 느낌이랄까. 정치도 결국 회사 다니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들더라.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협력·협의를 거쳐 일을 추진해 나가는 건 마찬가지니까. 내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최 의원이 자부하는 스스로의 무기는 경험에서 우러난 '섬세함'이다. 그는 "밑바닥부터 '박박' 기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만큼 섬세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기업, 국가기관 모두를 거치며 느낀 점이 있다. 정부·국회가 그 나름대로 기업이 잘되도록 도와주려고 하긴 하지만 항상 '3%'쯤 부족하더라. 진짜 가려운 곳을 못 긁어준다. 원인은 경험 부족이다.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 정부 등 관련 기관을 모두 경험한 나다. 기업에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에 그 3%를 채우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

최 의원은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도 고르기가 어려워지는 법. 아직 '1호 법안'을 생각하진 못했지만 '미래를 제시하는 의원이 되겠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국회의원이 별로 없다. 나는 4년 동안 일해서 국가 미래 40년을 내다보게끔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기존 관습을 깨는 사람이 되겠다. 형식이나 권위에 연연하지 않고, '일하는 의원'이 되려 한다. AI·바이오 등 산업 기술 관련 R&D는 물론이고, 이공계 인재 양성 등 미래 인력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

뜻을 이루기 위해선 192석 거야(巨野)를 극복해야 한다. 최 의원은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가 추진할 일들은 모두 국가 미래를 위한 법이다. 야당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 본다. 한편으론 여당 의원으로서 행정부와 손잡고 일하려 한다. 뭘 해도 정부 부처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힘든 게 현실이다. 상황이 어떻든, 지금껏 그래왔듯 내가 이 가시밭길을 뚫어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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