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요즘 불황? 우린 풀가동” 주문 쏟아져서 ‘중국 리스크’ 몰라요 [그 회사 어때?]
대표 제품 ‘XLPE’ 연간 11만t 생산
생산 모든 과정에서 이물질 차단에 총력
전력망 확대 효과에 수요 늘며 풀가동 중
글로벌 XLPE 시장 2030년까지 34.4%↑
한화솔루션이 생산하는 케이블 소재 XLPE 이미지. [한화솔루션 제공]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헤럴드경제(여수)=한영대 기자] 5일 전남 여수에 있는 1만6627㎡(약 5030평) 규모의 한화솔루션 케이블 소재 공장. 6개 생산시설 중 아파트 20층보다 높은 60m 높이 규모의 제6공장 안에는 반도체 공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흰색 클린복을 입은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평범한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활동하는 다른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클린복을 입은 직원 중 일부는 시험실, 나머지는 제품 포장실 등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검사하거나 포장하는 과정에서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클린복을 착용한 것이다.
여수 케이블 소재 공장은 XLPE, 반도전(전선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를 차단하는 소재)을 각각 연간 11만t, 9000t 생산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XLPE이다. XLPE는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높인 절연 제품이다. 전력 케이블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XLPE는 생산라인에 PE를 투입한 이후 숙성과 이물질 제거 등의 과정을 거쳐 알갱이 형태로 생산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물질 차단이다. 이물질이 들어간 소재는 케이블 화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 설킨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바로 관찰할 수 있는 다른 석유화학 공장들과 달리 케이블 소재 공장에 외벽을 설치한 것도 공기 중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제품 배송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는 만약의 사태를 막기 위해 케이블 소재가 담겨진 박스는 다시 한번 비닐로 포장된다.
전석진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상무는 “반도체 공장 못지 않게 공기 중에 있는 이물질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를 도입했고, 높은 청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케이블 소재 공장은 기자가 방문한 이날 풀가동되고 있었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가동률 조정에 나선 다른 석유화학 공장들과 대조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노후화된 케이블의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케이블 소재 주문량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고압케이블 소재 매출은 전년 대비 61% 증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은 1981년 케이블 소재 사업에 진출한 이후 시장에 연착륙하기까지 여러 고비를 겪었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전 상무는 “성능 검사에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고객사들은 신뢰도를 이유로 자신들과 주로 거래하는 기업들을 잘 바꾸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어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특히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초고압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초고압급 소재인 SEHV, 국내 최초로 선보인 400㎸(킬로볼트)급 케이블용 XLPE 등이 대표적이다. 해저 특수 규격에 맞춘 해저케이블용 특화 소재(CLNS) 개발에도 성공했다.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한화솔루션 케이블 소재는 4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CLNS는 글로벌 전선업체의 제품 품질 인증을 거친 후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에 공급되고 있다.
전 상무는 “독자적인 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외부 이물질을 차단하고 있고, 고순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도 확보했다”며 “국내 대형 전선업체들은 한화솔루션 XLPE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림과 동시에 사용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소재 사업 진출 이후 5차례 증설을 단행하는 등 XLPE 생산량도 적극적으로 늘렸다. 한화솔루션 XLPE 생산량은 오스트리아 보레알리스, 미국 다우에 이은 글로벌 3위이다. 중국 업체들도 케이블 소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품질이 낮은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전 상무는 “한화솔루션은 초고압 제품을 앞세워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자신했다.
케이블 소재 시장은 전력망 확대 영향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XLPE 시장은 지난해 기준 93만7000t에서 2030년 34.4% 성장한 125만9000t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케이블 전시회 ‘WIRE 2024’에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고부가 제품의 증설도 고려하고 있다.
전 상무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술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장거리 송전에 따른 전력계통 패러다임 변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신규 시장 성장 등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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