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2개뿐이고 5볼넷 내주면서 노히트 노런, ERA '1.07' 최고 투수로 부활한 원조 에이스[민창기의 일본야구]
7일 히로시마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터리그(교류전) 지바 롯데 마린즈전. 히로시마의 베테랑 우완투수 오세라 다이치(33)는 8회까지 110개 투구로 지바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안타 없이 볼넷 3개를 내줬는데, 주자를 2루까지 내보낸 게 1회 한 번뿐이었다. 타선도 4점을 뽑아 오세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6회 각각 2점을 냈다.
4-0으로 앞선 9회초, 남은 아웃카운트 3개. 노히트 노런이 눈앞에 보였다.
기분 좋게 첫발을 내디뎠다. 대타로 나선 9번 네프탈리 소토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오른손 타자 몸쪽 낮은 코스를 파고드는 시속 135km 슈트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어 1번 도모스키 아쓰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시속 138km 바깥쪽 낮은 코스로 빠지는 컷패스트볼로 무너트렸다.
2사 주자없는 상황. 갑자기 살짝 흔들렸다. 2번 가쿠나카 가쓰야, 3번 다카베 아키토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가쿠나카를 상대로 1B2S에서 컷패스트볼 3개를 연달아 던졌다. 4~7구가 잇따라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다카베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1~4구가 모두 높은 쪽으로 들어갔다. 2사 1,2루.
4번 타자 그레고리 폴랑코. 금방 승부가 났다. 바깥쪽 높은 코스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몸쪽으로 시속 144km 직구를 꽂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9이닝 무안타 5볼넷 무실점. 볼넷 5개를 내줬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삼진 2개가 눈에 띈다. 이날 시속 146km가 최고 구속이었다.
지바 롯데 폴랑코는 "컷 패스트볼이 굉장히 좋았다. 마지막 타석 때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오세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일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나온 두 번째 노히트 노런이다. 선수로는 90번째 노히트 노런이고 통산 102번째 기록이다. 앞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우완 도고 쇼세이(24)가 5월 24일 고시엔구장에서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뛰고 있는 마에다 겐타(36)를 갑자기 불러냈다. 마에다가 2012년 4월 6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세우고 12년 만에 히로시마에서 대기록이 나왔다. 당시엔 요코하마 원정경기였다. 2009년 개장한 마쓰다스타디움에선 이번이 첫 노히트 노런이다.
오세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고교시절 여름 고시엔대회 등판 경험이 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을 거쳐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으로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에 10승을 올리고 센트럴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15승을 거둔 2018년엔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승률 1위를 했다. 그해 팀은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2021년 11월 3년-총액 8억1000만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 2년간 주춤했다. 2021년 10승을 올린 후 2년 연속 한 자릿수 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 6승1패-평균자책점 3.61. 2022년엔 23경기에 선발등판해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다. 주축 선발투수로서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5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갔는데 올해는 입단 동기생인 구리 아렌(33)에게 넘겼다. 구리는 2014년 오세라에 이어 신인 2순위 지명으로 들어왔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9경기에 선발로 나가 패없이 3승을 올렸다. 58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없다. 평균자책점을 1.07를 끌어내렸다. 이 부문 양 리그 전체 1위다. 소속팀 히로시마는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중 4경기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이다. 3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2자책점을 기록했다. 5경기 평균자책점이 0.49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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