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진보’ 이 사람, 보수와 손 잡았다고?…인성교육 의기투합한 조희연·임태희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4. 6. 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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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이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교육감들이 토론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적 시민을 양성하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이 이사장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미래 민주주의에 대해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수도권부터 통합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두 교육감의 성향이 서로 워낙 다르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서로 비난하고 학생들과 교사 모두 점수만 추구하기보다 열린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그래서 내가 경기와 서울의 다리 역할을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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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임태희 교육감 의기투합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참고
독일처럼 초교 토론수업 등 확대
7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왼쪽부터)이 시민교육 활성화 업무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교육청]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이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교육감들이 토론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적 시민을 양성하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7일 경기 의왕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에서 ‘미래세대 열린 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만남은 6·10민주항쟁 37주년을 맞이해 이 이사장이 주도해 이뤄졌다. 진보 진영의 조 교육감과 보수 진영인 임태희 교육감을 연결시킨 것은 이 이사장이었다. 이 이사장은 재야 출신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신한국당 등 보수정당에서 주요 직책을 맡는 등 양쪽 진영 모두에서 활동했다.

이 이사장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미래 민주주의에 대해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수도권부터 통합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두 교육감의 성향이 서로 워낙 다르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서로 비난하고 학생들과 교사 모두 점수만 추구하기보다 열린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그래서 내가 경기와 서울의 다리 역할을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약에 따라 청소년들이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갈등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열린 시민교육 관련 사업 공동 기획 △소속 임직원, 교원, 학생 간 교류 활성화 △교육 관련 시설 이용 상호 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협약’(미래지향적 숙의형 토론 교육 원칙)을 수립하고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지난 1976년 1, 2차 세계대전 후 사회에 불거진 이념 갈등을 풀기 위해 서독의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소도시 보이텔스바흐에 모여 정립한 원칙을 말한다. 독일은 현재도 이 원칙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주 2회 토론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정한 상황을 주제로 가져온 뒤 쟁점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토론한다. 이후 입장을 바꿔서 다시 토론을 벌인 뒤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고르는 방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참고해 개발 중이던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을 이번 협약을 통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 등이 토론 주제로 거론됐다. 학생들이 차별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는 의견과 조례가 교권 추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찬반 양쪽에서 토론해보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학생인권조례도 실제 학생들이 쓸 수 있는 공동논의과제로 들어가 있다”며 “학생들 외에 교사들의 공동토론회도 기획중”이라 밝혔다.

임 교육감은 “교육에서부터 사회 개선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라며 “대립과 반목을 넘어 서로 융합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새로운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 역시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합의된 원칙을 정해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협약의 의미를 뛰어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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