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프로게이머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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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장 중에 일어난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게임'은 납작하게 이해된다.
프로게이머를 게임 중독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없다.
잘나면 프로게이머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게임 중독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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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지난해 여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장 중에 일어난 일이다. e스포츠 종목에 출전한 한 프로게이머가 기자단과 인터뷰를 마치고 호텔을 떠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메달을 쥐고 무대 위에서 자신만만하게 손을 흔들던 모습과 긴장이 모두 풀려 식은땀을 흘리며 손을 떨던 모습이 너무나도 달랐다.
이후에도 그 프로게이머를 지켜봤다. 누군가에겐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존재고 팬들에겐 애정의 대상이었다. 다른 이에겐 어린 나이에 고연봉을 받는, 깎아내려도 되는 사람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한 대상을 극과 극의 평가만으로 온전히 이해할 순 없다.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에서 '게임'은 납작하게 이해된다. 누군가에겐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이에겐 국격을 끌어올리는, 신적인 프로게이머를 배출하는 매개체가 된다.
프로게이머를 게임 중독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없다. 잘나면 프로게이머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게임 중독자'가 된다. 극과 극의 평가 사이 게임 산업의 동력은 사라진다.
'확률형 아이템'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겐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사기를 치고 피해를 일으키는 매개다. 경쟁을 즐기는 어떤 이용자에겐 게임 재미를 돋우는 방법 중 하나다.
확률형 아이템을 바라보는 시선이 평행선을 달릴수록, 확률형 아이템은 없어져야 할 무언가가 되거나 국내 게임사를 비난하게 만드는 단초가 된다. 그렇게 국내 게임사의 경쟁력이 깎인다.
게임과 e스포츠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바라보는 산업이다. '개고기'와 같은 원색적인 평가는 미래를 도모하지 못하게 업계 발목을 잡는다.
더 큰 문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정부가 일방적인 비난에 동조한다는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이용자들이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내 게임사가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균형을 잡기보다 여론에 매몰되기를 선택한 정부가 게임사의 경쟁력을 깎아 먹고 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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