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전역 후 새 출발 "뒤처지기 싫어 저와 경쟁 중이죠" [★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의 배우 박보검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설계된 인공지능 '태주'의 밝고 따뜻한 모습부터 의식불명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워 움츠러든 현실의 '태주'까지. 한 인물이 가진 양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원더랜드'는 2021년 촬영이 끝난 후 약 4년이 지나 개봉하게 됐다. 그는 "오히려 좋은 시기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처음에 군대에서 홍보를 많이 했다. 동기, 후임, 선임들이 '원더랜드' 언제 나오냐고 물어봐서 곧 나올 거라고 했는데 지금 개봉하게 됐다"며 "어떻게 보면 지금 AI(인공지능) 서비스가 관심받는 시기에 나오게 돼서 많이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박보검은 "시나리오를 읽을 당시만 해도 '이런 시대가 올까?'라고 생각했다. 근데 소재가 흥미로웠고, 내 마음을 움직였다"며 "(감독님이) 촬영에 임할 때는 저한테 편하게 연기해 달라고 해주셨고, 인공지능 '태주'를 연기할 때는 밝고, 활기차고, 기쁨을 배로 표현하는 건강한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또한 박보검은 '원더랜드'에서 '태주'와 '정인'(수지 분)의 관계에 대해 "사실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가족 이야기다. 보시는 분들이 '연인인데 저 정도로 애틋할까?' 싶을 수도 있는데 감독님과 프리프로덕션 작업할 때 '태주'와 정인'이는 고아이기 때문에 고등학생 때부터 만나 서로에게 가족이었고,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이라고 설정했다. 그 관계성과 삶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만날 때마다 '정인'이를 사진으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많이 찍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잘 될수록 사진을 공개할 거다. 아직 공개할 사진이 많다"고 웃었다.
특히 박보검은 '원더랜드'에서 수지와 연인으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개봉 전부터 두 사람의 케미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박보검은 "저도 좋게 바라봐 주셔서 좋다. 그 케미가 영화에 드러나고, 풍부한 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상식 MC를 볼 때도 호흡을 잘 맞췄지만 연기를 하다 보니까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되더라. 캐릭터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깊게 얘기하게 됐다"며 "과거의 장면들도 대본 없이 촬영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었다. 감독님이랑 어떻게 하면 두 사람의 삶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에 '더 시즌즈' 나온 거 노래 듣고, '우리 진짜 예쁘다'라는 생각을 했다. 푸릇푸릇한 청춘의 모습인 것 같다"고 자화자찬하며 "영화 속 사진들도 어려 보이더라. 시간이 흐른 게 보이니까 관객들한테도 이런 마음이 전해질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보검은 수지에 대해 "여러 가지 매력이 있는 배우다. 연기도 연기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났을 때도 굉장히 털털하고, 서로 존중해 주려는 마음도 있고, 배려심도 있고,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용 감독님도 '나중에 태주랑 정인이를 또 만나고 싶다'고 하셨고, 진심 반, 농담 반이었던 것 같은데 저희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면서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저는 뭐든 좋다. '원더랜드' 촬영 자체가 즐거웠던 기억이었고, 저도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다"고 자신했다.
이렇듯 박보검이 군 입대 전 촬영한 '원더랜드'는 그가 군 전역 후, 2년이 흐른 2024년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그는 전역 후 행보에 대해 "전역하고 고민이 많이 됐다. 소속사를 들어가게 되고, '폭싹 속았수다'를 오랫동안 촬영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대중분들한테 얼굴을 빨리 비치진 못했지만, 뮤지컬을 시작하며 새롭게 도전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굿보이'를 촬영하고 있고, 연말부터 내년까지는 많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또 드라마를 촬영해도 빨리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까 천천히 고민하고, 저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가끔 '왜 TV에 안 나오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대학원 졸업하고, 논문 쓰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저는 바쁘게 살고 있었다. 작품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대중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또한 그는 더블랙레이블로 소속사를 옮긴 데 대해 "음악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테디 PD님을 만나고 나서 같이 작업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도 배우 매니지먼트가 아닌 새로운 회사에 발을 들인 게 도전이긴 했다. 지금 회사에서 재밌게 작업하는 것도 많고, 제가 아이디어 내는 것도 더 풍성하게 채워주셔서 너무 재밌고, 기회가 된다면 (테디와) 음악 작업을 해보는 것도 위시리스트 중 하나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아이유 콘서트의 게스트로 깜짝 등장한 적 있는 박보검은 "'뮤직뱅크' MC를 할 때부터 가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런 무대를 지켜보면서 배우고 싶었고, 이후에 '백상예술대상'이나 '뮤직뱅크 월드투어' 등 더 큰 무대에서 저를 불러주셨는데 관객들이 많은 곳에 서다 보니까 대담함이 생겼다"며 "지은(아이유) 씨 콘서트 무대에 올라갔을 때도 관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가수라고 생각한 적은 없고 아티스트,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저는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연기도 잘하고 싶고, 음악적인 역량도 뛰어났으면 한다. 끊임없이 발전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더라.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저를 귀찮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누군가를 경쟁자로 느끼진 않고, 저 자신과 경쟁하고 있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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