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9.19 군사합의 정지…또 대북 전단 살포 외

KBS 2024. 6. 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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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핵시설로 지목된 '강선 단지'가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속성이 유사하며 최근 증축된 건물도 완공 단계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최근 밝힌 내용인데요.

북한 평양의 남동쪽 외곽에 있는 강선 단지는 미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북한의 비밀 핵시설로 지목하고 추적해온 곳입니다.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외에 우라늄을 농축해 핵탄두 제조용 핵물질을 생산할 또 다른 시설로 의심받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등 우방국과 긴밀히 공조하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월 둘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정부가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맺었던 9.19 군사합의의 모든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군은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의 모든 군사 활동이 재개된다고 밝혔는데요.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근거가 마련된 가운데 탈북민 단체는 대북 전단을 또다시 살포했습니다.

높아진 남북 간 긴장 상황을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차량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고, 그 위로 거대한 봉지가 떨어져 있습니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이 주차된 차량에 낙하한 겁니다.

[경기도 안산시 주민/6월 2일 : "이 유리로 완전히 그냥 가운데로 뚝 떨어졌나 봐요. 완전 박살났어요."]

경북 영천에선 포도밭에 떨어진 풍선에 비닐하우스가 파손됐고, 전북 무주에선 마을 전봇대에 풍선이 걸렸습니다.

북한이 또다시 오물 풍선을 살포한 건 지난 주말 밤,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은 서울 도심까지 풍선이 날아오자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서울시 상암동 주민 : "저희 집 앞에 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 했어요. (풍선이) 와봤자 경기도 부근이나 군사경계지역에나 떨어질 줄 알았는데 서울 한복판에 떨어질 줄은 전혀 몰랐어요."]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풍선 3,500개에 쓰레기 15t을 실어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호진/국가안보실장/6월 2일 :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고, 수준 이하의 아주 구질구질한 도발이고..."]

북한은 오물 풍선 살포와 함께 GPS 전파도 교란시켰습니다.

서해에서 조업 중인 선박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GPS 화면.

배들이 엉뚱한 위치에 한꺼번에 몰려 있습니다.

북한의 전파 교란으로 수시로 위치 오류가 일어나면서 조업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겁니다.

[함정권/인천 지역 어민 : "(그물을) GPS를 보고 그대로 놔야 하는데 이게 말을 안 들으니까 날 샐 때까지 기다려야죠."]

북한은 GPS 위성 신호보다 강한 교란 전파를 쏴서 수신기를 마비시키는 이른바 재밍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 : "자동차의 경우는 잠깐 길을 잃는 정도겠지만 선박이나 항공기 같은 경우에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서해에는 인천공항이라는 큰 공항이 있고 접경에 작은 어선들도 다 GPS를 활용해서 활동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정부가 상응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그 첫 단계는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였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6월 4일 : "이미 북한의 사실상 파기 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된 '9‧19 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맺은 9‧19 군사합의는 그간 위태롭게 유지돼 왔습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전면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3년 11월 : "북남 군사 분야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다."]

이후 북한은 연평도 북방 해상에서 포사격을 실시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권총을 다시 휴대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이번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에 따라 우리 군도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 모든 군사 활동을 복원할 방침입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 : "어쨌든 군사합의가 완충지대를 마련하는 역할들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없어진 셈이기 때문에 접경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건 한동안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1963년 시작된 군사 분계선 내부의 확성기 방송은 남북한의 대표적인 심리전 도구였습니다.

주로 체제 선전과 비난을 주고받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정을 나누기도 했고.

[남측 군인/1986년 11월 : "한 곡 할 테니 한번 잘 들어주게나. 아아~ 그대는 내 곁에 없나요~"]

[북측 군인/1986년 11월 : "아주 그 노래를 잘 부르는구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류 스타의 노래나 날씨 예보 등 생활 밀착형 정보도 방송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재미있는 일화는 과거에 북한의 기상 예보가 맞지 않았는데 남한의 확성기 방송에서 내일 비가 온다고 그러면 다음날 빨래를 널지 않았다라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확성기 방송이란 게 매일매일 진행이 되기 때문에 그 심리적인 의존도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고 북한 정권 담당자들 입장에선 신경을 쓰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북한은 과거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고사총과 직사포를 발사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포격을 가한 이유는 체제 모독 때문이었고, 대북 방송을 듣고 조직적으로 탈북한 사례가 없는 등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과거에 1960년대 초반부터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가 체결될 때까지 대략 40년간 우리가 대북 방송을 집중적으로 했었거든요. 그 대북 확성기 효과가 나왔으면 이미 그때 나왔어야 하는 겁니다. 대북 확성기의 영향으로 남한에 왔다기보다는 사회적으로 경제가 안 좋아지니까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한 분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도 굳이 막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6월 3일 :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탈북민 단체는 지난 6일 새벽, 대북 전단 20만 장과 가수 임영웅 등의 노래가 담긴 USB 5천 개를 경기도 포천에서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한미일 다영역 훈련…군사 협력 가속화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효력이 정지된 후,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로 전개해 한미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B-1B 폭격기는 7년 만에 처음으로 공대지 정밀유도탄을 투하하는 훈련까지 했는데요.

이에 더해 한미일은 올 여름부터 해상뿐만 아니라 수중과 공중, 사이버 등 다영역 분야에서 정례 훈련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리포트]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국방회담.

3국 국방장관들은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부터 한미일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신원식/국방부 장관/6월 2일 : "다양한 영역에서의 3자 훈련을 '프리덤 에지'로 명명하고 올여름에 최초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프리덤 에지는 한미 연습인 '프리덤 실드'와 미일 연습인 '킨 에지'의 각각 앞뒤 단어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한미, 미일로 나눠 하던 훈련을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입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 미일이 각자 훈련을 하다보니까 유사시에는 결국은 3국이 합동으로 대응 작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평소에 훈련이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유사시에 이러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덤 에지는 해상, 공중, 수중 훈련뿐만 아니라 사이버전과 우주전이 포함된 것도 특징입니다.

그간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인근 방문을 계기로 종종 펼쳐지던 한미일 훈련은 해상 훈련 위주였습니다.

전투기를 동원한 한미일 공중훈련도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일회성으로만 실시됐습니다.

프리덤 에지는 이처럼 분절적으로 해왔던 훈련들을 하나로 묶어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올 여름 첫 훈련에만 그치지 않고, 정례화 될 전망입니다.

[신원식/국방부 장관/6월 1일 : "이는 한반도의 위기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한미일의 안보협력 확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3국 국방장관 공동성명에는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중국을 의식한 문구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 :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고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선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인 거죠. 그게 수렴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미일 군사협력을 하는 것인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미일의 어떤 대응이 북한을 겨냥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냄으로써 중국의 경각심에 대해서는 저희가 설득을 할 필요가 있고요. 일단 훈련 영해가 타이완 해역 쪽으로 간다면 중국이 상당한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훈련하는 해상 영역이 주로 동해 쪽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점도 또 중국에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일 3국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악의적 공격과 먹칠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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