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변방에서 중심으로? 라그랑주 L4 첫 탐사하려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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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이 라그랑주 L4점에 세계 최초로 보낼 태양 관측 탐사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도 우주 탐사에서 남이 먼저 간 곳이 아닌 '첫 시도'를 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기획에 따르면 천문연은 총중량 2천500㎏ 우주탐사선을 2033~2034년 발사해 L4 중심 8자 모양 수직 주기 궤도에 안착해 태양권을 관측하는 임무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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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우주항공청이 라그랑주 L4점에 세계 최초로 보낼 태양 관측 탐사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도 우주 탐사에서 남이 먼저 간 곳이 아닌 '첫 시도'를 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중력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우주 탐사 임무의 '명당'으로 꼽히는 라그랑주점의 마지막 남은 미답지인 L4 탐사에 성공하면 태양권 탐사 주변국에서 주요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라그랑주점은 두 개의 천체가 끌어당기는 중력이 위성 같은 작은 물체가 움직이는 구심력과 일치하는 곳이다. 프랑스 수학자 루이 라그랑주가 최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 등으로 잘 알려진 삼체문제를 풀다 발견했다.
이곳에 위성을 두면 연료를 많이 쓰지 않고도 오랜 기간 안정적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
라그랑주점은 총 다섯개로, 이중 L4와 L5는 한번 이탈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L1, L2, L3와 달리 지점을 이탈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수직 주기 궤도를 갖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
또 L4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양성자와 코로나 물질 등이 가장 먼저 도달하는 만큼 우주 날씨와 방사선 관측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구와 달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등 우주 관측소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주청은 기획연구를 통해 탐사선의 제원과 개발 계획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한국천문연구원이 기획한 'L4 태양권 우주관측소 구축' 등을 우선 고려할 전망이다.
천문연은 2022년 L4 우주탐사선 선행 기획연구를 수행했고 이후 미래 유망과제에 대한 기획연구를 진행 중으로, 지난해 11월 기획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한국천문학회지(JKAS)에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논문에 존 리 우주항공청 임무본부장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기획에 따르면 천문연은 총중량 2천500㎏ 우주탐사선을 2033~2034년 발사해 L4 중심 8자 모양 수직 주기 궤도에 안착해 태양권을 관측하는 임무를 제안했다.
태양 탐사를 위해 광구 자기장 관측기, H-알파 영상분광기, 극자외선 영상관측기, 백색광 코로나그래프, 태양권 영상관측기, X선 분광 관측기 등을 장착하며, 이외에도 자기장 및 전기장 측정기, 태양풍 플라스마 검출기, 고에너지 입자 검출기, 방사선 및 먼지 측정기 등 약 190㎏ 탑재체를 싣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태양 구조와 플레어, 코로나물질방출(CME) 현상 등을 관찰하고, 달과 화성 유인 우주 프로그램에 필요한 우주방사선 예보와 경보에도 활용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천문연은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해양대기청(NOAA), 유럽우주국(ESA) 등도 참여기관으로 포함해 이들의 탐사선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예를 들어 L1, L5 탐사선과 입체 관측하면 태양 코로나의 3차원 구조와 CME 추적 관측이 가능해져 지구에서의 우주 환경 예보가 더욱 정교해질 것이란 기대다.
한국과 미국은 2022년 공동으로 NASA 태양물리학 10년 계획(Decadal Survey)에 L4 공동 추진 백서 3건을 제출하기도 했다.
NASA는 주요 분야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미래 10년 우선 사항을 결정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데, 올해 공개되는 태양물리학 보고서에 L4가 주요 요소로 실리면 공동 연구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천문연은 "한국이 선도하고 NASA 등 주요 선진국이 공동 참여하는 세계 최초 L4 우주관측소 구축은 한국이 심우주 항해 및 태양권 관측 분야 주역으로 부상하고 NASA, ESA와 대등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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