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아파트, 여기에도 있었네”…청약족 들썩이는 분양일정 스타트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4. 6. 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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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시세 대비 저렴한 분상제 아파트
분양가 날로 올라 청약족 관심 쏠려
이달 과천 등 수도권 8곳서 분양
강남권 13곳은 7월부터 ‘스타트’
과천 아파트단지. [한주형 기자]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568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3% 뛰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집값도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3월 상승 전환한 뒤 현재까지 매주 오르고 있다. 상승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R114 분석 결과 서울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도 전고점의 95%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강남구와 용산구(99%), 서초구(98%) 등 시장 선도 지역은 조만간 전고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들은 누구나 집을 살 때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길 원한다. 하지만 분양가격이 급등해있거나 호가가 오르는 요즘과 같이 시기엔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최근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양가격과 시세가 오를수록, 가격적인 메리트는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란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주택 분양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설정하는 제도다. 아직 규제지역으로 남아있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내 공동주택과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등에 의무 적용된다. 공급주체(건설사)의 이윤을 제한하기 때문에 보통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실제 분앙가 상한제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 시세와의 차이는 상당하다. 지난 4월 분양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성남복정1지구 B3블록)’은 전용 84㎡의 분양가격이 10억2490만원~10억972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 위례신도시에 있는 ‘위례역 푸르지오(2017년 준공)’는 지난 3월 13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주변 시세 대비 최소 2억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된 셈이다.

역시 지난달 성남시에서 공급된 공공분양 아파트 ‘엘리프 성남신촌(성남신촌 A2블록)’은 분양가가 전용면적 59㎡가 타입·층에 따라 최저 6억9110만원에서 최고 7억8870만원이었다. 인근에 있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신동아파밀리에1단지‘의 전용 59㎡는 비슷한 시기 10억1000만원에 팔렸다. 엘리프 성남신촌은 분양가격이 지난 2021년 10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6억8268만원)보다 약 1억원 올랐으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여전히 주변 시세보다 2억원 이상 저렴하게 공급된 바 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크게 민간분양과 공공분양으로 구분된다. 우선 민간 분양으론 서울 강남 지역에서 대거 분양이 계획돼있다. 강남구에선 청담 르엘, 래미안 레벤투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등 3곳, 서초구에선 래미안 원펜타스 등 8곳, 송파구에선 잠실 르엘 등 2곳이 올 하반기에서 내년 사이 공급될 전망이다. 용산구에서도 르엘 이촌과 아세아아파트 재건축이 예정돼있다. 워낙 주변시세가 비싸 ‘로또 아파트‘로 통할 단지들이다.

이중 가장 먼저 선보일 곳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다. 오는 7월 분양이 예정돼있다. 이곳은 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3년 전 땅값을 적용받게 되면서 시세 차익은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일반분양가가 3.3㎡당 6000만원 초반으로 책정되면 전용 84㎡의 분양가도 20억원 초반대로 나온다.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이 40억4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로또 아파트다.

그러나 아무리 로또 아파트라 해도 강남은 강남. 특히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은 수십억 원의 분양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들이라 일반분양물량은 가점이 낮거나 자녀 수가 적은 가구들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조합들과 시공사간 공사비를 둘러싼 끊임없는 줄다리기로 래미안 원펜타스, 래미안 레벤투스(7월)를 제외한 예정 단지들은 분양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맹점도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로 눈을 돌리면 기회의 문이 넓어진다. 6월에만 수도권에서 8개 단지, 8283가구가 청약 대기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택지에서 건설되는 아파트라 전 물량이 일반분양된다. 특히 파주 운정3지구 A45블록(제일풍경채 운정), 화성 동탄2지구 C18블록(동탄역 대방엘리움 더시그니처), 과천지식정보타운 S2블록(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등은 대규모 택지 지구라 당해지역 거주자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들에게도 당첨의 기회가 주어진다. 전국구 청약 지역인 평택에서도 고덕국제신도시 A15블록(서한이다음 그레이튼), 평택브레인시티 6블록(평택 브레인시티 모아엘가)이 공급된다.

이중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시그니처(464가구)는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신축분양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하는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인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740가구) 역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단지로 꼽힌다. 제일풍경채 운정(520가구)은 GTC-A의 기점역인 운정역의 역세권 단지다.

공공분양의 경우 특별공급뿐 아니라 일반공급에도 소득·자산 기준이 적용된다. 일정 소득과 자산을 넘어서면 청약할 수 없으나 그만큼 경쟁자들이 줄어 자격요건을 갖춘 가구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더욱이 정부의 청약 요건 완화 조치로 인해 공공분양 특별공급의 경우 월 평균 소득 200%까지 청약이 가능한 추첨제(유형별 10%)가 신설돼, 청약 통장 납입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의 당첨 기회가 넓어지기도 했다.

올해 공공분양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뉴홈(윤석열 정부 공공분양)‘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사전청약으로 조기 공급될 물량들이 사라져버리면서 청약대기자들의 시선은 올해 본청약 예정 물량으로 더욱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수도권에서는 하반기 8개 단지, 4158가구가 청약 대기자를 기다린다. 인천 계양 A2·A3블록, 수원 당수 A5블록, 의왕 월암 A1·A3(이상 9월), 파주 운정3 A20블록(10월), 성남 금토 A4블록, 의왕 청계2 A1블록(이상 11월) 등이다. 대부분 서울 등 대규모 일자리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우수한 곳이다.

우선 9월에선 인천계양 A2·A3블록이 예정돼있다. 3기 신도시 공급의 마수걸이 분양이다. A2블록은 일반공급에서 소득 구간을 보지 않는 전용 74㎡(178가구)와 84㎡(30가구)도 있다. 신혼희망타운(신희타)으로 공급될 A3블록은 지구계획상 유치원과 초등·중학교를 모두 품는 것이 강점이다.

파주 운정3 A20블록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기점 역인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지구 개발계획상 고등학교를 블록 안에 두고 있으며 인근에 초등·중학교도 들어선다. 공급 물량 612가구 중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463가구)가 대부분이다. 인천 계양과 파주 운정은 대규모 택지 지구라 인천과 파주 거주자 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 모두에게 청약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특징도 있다.

성남에선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성남 금토 A4(신혼희망타운 766가구)도 공급된다. 제3판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성남 금토 지구는 완공 시 2판교와 3판교의 첨단 일자리가 단지를 둘러싸게 된다. 모든 가구가 전용 55㎡ 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되는 점은 아쉽다.

성남 금토 A4를 비롯해 수원 당수 A5블록, 의왕 월암 A1·A3, 의왕 청계2 A1 등은 당해지역 거주자에게 물량의 100%가 우선공급돼, 해당 지역 실수요자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다.

공공분양은 주변 시세의 80%, 신혼희망타운은 70%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8개 단지 모두 2021년 사전청약이 진행됐던 터라 추정 분양가가 이미 공개돼 있다. 공사비(기본형 건축비)가 당시보다는 많이 올라 실제 확정 분양가는 그보다 높겠으나,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인 건 변함이 없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지는 공공택지라 입주 이후 생활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며 “특히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되므로 주변 시세가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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