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무덤 '노도강'도 살아났다
강남 신고가에 노원·도봉·강북도 상승 전환
지방은 하락세지만 강원·충남 등지 반등도
늘 그랬듯 '강남→강북→경기' 순으로 주택 시장이 온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이 3월에 제때 봄을 맞은 데 이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도 따스함이 퍼지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1기 신도시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서서히 분위기를 타고 있죠.
반면 지방은 여전히 집값 하락세를 보이며 수도권과의 온도차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강원, 충남 등 일부 지역은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했고요. 전국적으로 거래량이 개선되는 등 주택 시장의 열기가 오르는 모습입니다.
영끌족 울렸던 '노도강'의 반전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맷값은 0.01% 상승했습니다. 전국 집값은 지난해 11월27일(-0.01%) 이후 25주째 하락했죠. 5월20일(0.01%) 상승 전환한 뒤로 3주째 그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서울 집값은 눈에 띄게 오르는 추세입니다. 3월25일(0.01%) 상승 전환한 뒤 11주째 상승 곡선을 탔고요. 이번 주 서울 집값은 0.09% 올라 전주(0.06%)보다 오름폭이 커졌습니다.
부동산원 측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유지 중"이라면서도 "저가 매물이 소진된 이후 지역별 선호 단지의 중소형 규모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매도 희망가가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성동구가 3주 연속 0.19%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죠. 종로구(0.14%)는 창신·홍파·무악동 위주로, 용산구(0.13%)는 이촌동 주요 단지, 서대문구(0.12%)는 남가좌·북아현동, 마포구(0.11%)는 대흥·염리·용강동 대단지 위주로 올랐습니다.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유지 중인 강남권 역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단지에서 상향 조정된 매도 희망가에도 간헐적 거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송파구(0.14%)는 잠실·신천동 위주로, 서초구(0.14%)는 잠원·반포동 위주로, 강남구(0.12%)는 압구정·역삼·대치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올랐죠.
'영끌족'의 무덤으로 불리던 '노도강'도 이번 주 상승 막차를 탔습니다. 강북·도봉·노원구 모두 5월20일부터 하락세를 멈췄는데요. 강북만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가 이번 주 도봉구 0.01%, 노원 0.02% 각각 보합에서 오름세로 전환했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서울 전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강남을 비롯해 목동, 여의도, 용산 등 주요 지역뿐만 아니라 '노도강'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봉구 창동한신 전용 면적 84㎡는 지난달 8억원에 매매됐는데요. 이는 한창 가격이 오르던 2021년 거래 가격(2월·7억6000만원)을 경신한 가격입니다.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 전용 84㎡도 지난달 5억1300만원으로, 직전 거래인 2022년 8월 가격(4억5500만원)을 넘었습니다.
지방도 '꿈틀' 거래량도 '쑥'
서울이 뛰니 경기도도 뒤따라 뛰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20일(0.02%) 이후 27주만인 이번주 0.03% 상승 전환했는데요.
1기 신도시가 위치한 안양 동안구(0.20%), 성남 분당구(0.19%) 등이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신도시 재건축 시범지구 선정을 앞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기사:1기 신도시 첫 재건축 '최대 3.9만가구' 11월 선정(5월22일)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하락세입니다. 지방 집값은 5월20일 25주만의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주인 5월27일 -0.01%를 기록하더니 이번주엔 -0.02%로 하락폭이 커졌죠. 지역 간 온도차가 점점 심해지는 모습입니다.
대구는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8%로 하락폭이 커졌는데요. 북구(-0.18%)는 동천·읍내동 구축 위주로, 달성군(-0.10%)은 다사·화원읍 대단지 위주로, 서구(-0.09%)는 중리·내당동 위주로 떨어졌습니다.
부산도 같은 기간 -0.03%에서 -0.05%로 내림폭이 커졌습니다. 연제구(-0.14%)는 연산동 구축 위주로, 수영구(-0.13%)는 광안·남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동구(-0.13%)는 범일‧좌천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하락했죠.
그러나 조금씩 온기를 되찾는 곳도 있는데요. 세종은 지난주 -0.20%에서 이번주 -0.08%로 하락폭이 줄었고요. 충남은 지난 5월20일(0.09%)부로 21주간의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했습니다. 특히 강원도는 4월15일(0.04%)부터 8주째 상승세고요.
전반적으로 매매거래량도 늘고 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7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610건, 2월 2570건, 3월 4215건, 4월 4354건으로 증가했습니다. 5월도 3225건으로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고요.
주택 시장이 조금씩 따끈해지는 게 눈에 보입니다. 다만 쌓여 있는 매물이 많은 만큼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3개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월 4000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후 월간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최근 1~2년 사이 거래 절벽 상황이었던 만큼 쌓여 있는 매물 소화 과정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봤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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