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타워크레인 조종하면 음주운전 처벌될까[죄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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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면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1심은 타워크레인 조종이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타워크레인이 스스로 이동하는 기능, 즉 '발진 기능'이 없는 데다 공사현장이 도로교통법이 규정하는 '도로'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에 해당하지 않기에 타워크레인 조종이 운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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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조종은 '운전' 아니다…음주운전 무죄"
法 "발진 안 되고 공사현장 도로 아니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술을 마시고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면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1심은 타워크레인 조종이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8월30일 오전 6시 경기 군포시의 한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사 A씨는 면허 취소 수치(혈중알코올농도 0.08%)를 훌쩍 뛰어넘는 0.275%로 만취한 채 약 2시간30분 동안 타워크레인 조종대를 잡았다.
A씨의 '음주 조종'에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A씨는 도로교통법(음주운전)과 건설기계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쟁점은 공사현장에 고정된 채 무거운 물건을 상하좌우로 이동시키는 타워크레인 조종이 법상 '운전'에 해당하는가 였다.
검찰은 타워크레인이 도로교통법 44조(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해선 안 된다)에서 규정하는 '자동차 등'에 해당하기에 A씨가 도로교통법(음주운전)을 위반한 게 맞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워크레인이 스스로 이동하는 기능, 즉 '발진 기능'이 없는 데다 공사현장이 도로교통법이 규정하는 '도로'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에 해당하지 않기에 타워크레인 조종이 운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1심을 심리한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임정엽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은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운전'이라고 규정하는데, 자동차를 '그 본래의 방법'에 따라 사용했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지 엔진을 시동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른바 발진 조작의 완료를 요한다"며 "A씨가 타워크레인을 조종했더라도 발진 기능이 있는 타워크레인을 '운전'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음주상태에서 타워크레인을 조종했다고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이 규정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가 발생한다거나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해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임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다만 술에 취해 건설기계를 운전한 혐의(건설기계관리법)는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A씨가 조종한 타워크레인은 그 규모가 매우 크고 공사현장에 다른 직원들도 다수 있었는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타워크레인을 조종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위험을 초래했다"며 "A씨는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일으킨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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